[글마당] 새

아! 진짜 신께서 나에게 천벌을 내리셨나 보다. 저번에 재수가 그렇게 없더니 오늘은 더 심한 일이 일어났다.

학교가 끝나고 친구들이랑 걸어가는 길에 갑자기 하늘에서 물 같은 게 톡 떨어져 내 어깨에 안착했다. 깜짝 놀라 위를 봤더니 전깃줄에 새 한 마리가 앉아 있었다.

‘에이 설마’하고 어깨를 손으로 만져 봤더니 물 같은 게 만져졌다. 혹시 몰라서 냄새를 살짝 맡아보니 설마가 사람 잡는다고 새똥이었다. “아아악!” 순간 소리쳤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지. 오늘 로또라도 뽑아야 되나. 어떻게 새똥에 맞을 수가 있나. 그것도 걸어가는 도중에. 전에도 한 번 맞아봤다. 진짜 신께서 나에게 천벌을 내리신 게 확실하다. 아니! 새똥인데 왜 갈색이냐고! 냄새는 또 얼마나 지독한지. 진짜 생각만 해도 짜증난다. 아니, 비유적인 표현을 써서 진짜 다 녹아 흙이 잔뜩 묻어 있는 사탕 같다.

근데 조금만 떨어진 걸 보니 똥을 싸고 찌꺼기가 떨어진 듯하다. 여진처럼. 차라리 그게 다행이다. 아! 근데 앞에 주형이랑 솔빈이랑 보현이랑 정인이도 걸어가고 있었는데 나만 맞았다. 크흑! 분하다. 얘들이 자꾸 놀리며 피한다. 제발 다음부터는 이런 일이 없길 바란다. 제발 좀.

양평 정배초 6 황인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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