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원의 임기가 1년이 지났다. 초조한 마음과 설레는 마음으로 시작한 도의원 생활이 생각한 것만큼 그리 녹록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사안 하나마다 열띤 토론이 필요했고, 때로는 설득을 당하기도 설득을 해야 하기도 했다. 격려도 있었지만, 뭇매를 맞는 경우도 있었다. 그래도 ‘주어진 시간 동안 최선을 다하자. 잘해도 욕먹고 못해도 욕먹는 것이 이 일이라면 잘하고 욕먹겠다’라는 다짐을 한다.
많은 사람이 정치인을 욕하지만, 정치인이 되고자 노크하는 사람들은 많다. 어떤 정치인이 되려고 하는지에 대한 답은 거의 없다. 나는 정치하는 사람들을 두 종류로 구분한다. 정치꾼과 정치가.
정치꾼은 자기 자신의 영달을 위해 애를 쓴다. 선거가 끝나는 동시에 당선증을 받아들고 다음 선거를 고민한다. 자신의 권력욕보다 앞서는 것은 없다.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려고 꼼수는 기본이다. 위에 있는 자에게 아부는 필수, 자신이 주장했던 것을 언제 그랬느냐는 듯 뒤집기는 애교, 자신의 덩치를 키우려고 협력이 필요함에도 반대하는 3인칭 정치쇼….
정치가는 철학과 신념이 있다. 그 철학을 실천한다. 꼼수는 통하지 않으며 오랫동안 학습을 반복하고 시민의 위대함을 믿는다. 다음 선거를 고민하지 않는다. 나는 다산 정약용 선생님을 통해 철학을 보았다. 김대중 대통령을 통해서 신념을 보았으며, 노무현 대통령을 통해서 실천을 보았다. 자신의 철학과 신념을 위해 고문을 견디고 감옥에 갇히는 수모를 이겨내면서 평생을 숭고하게 바쳤던 분들이다. 행동하는 양심, 깨어 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은 그분들의 철학과 신념, 실천에서 나온 현대사 최고의 가치적 표현이 분명하다.
“정치를 종합예술이라고 하지만 코미디라는 생각밖에 안 듭니다. 여기에는 나보다 더 코미디 잘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4년 동안 코미디 공부 많이 하고 갑니다.” 대한민국 최고의 코미디언 故 이주일 씨가 국회임기를 마치고 방송계로 복귀하면서 했던 웃픈 명언이다.
코미디언보다 더 웃기면서 쇼하는 정치하는 사람들을 나는 정치꾼이라 부르고자 한다. 북유럽에서는 국민이 정치인을 존경한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언제까지 혐오와 조롱의 대상이 되어야 할까…. 최소한 존경은 아니어도 떳떳했으면 좋겠다. 두 달 넘게 끌어온 국회의 파업사태…. 최소한의 염치도 없고 눈치도 없는…. 창피는 국민 몫이다.
도의원 남은 임기 3년, 나는 어떤 길을 가고 있을까. 정치꾼? 정치가?
황수영 경기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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