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가 말하는 ‘뇌의 비밀’… ‘당신의 뇌, 미래의 뇌’

주관적 체험이 낳은 ‘착시현상’
뇌가 신뢰하는 것도 편견서 비롯
AI시대, 인류의 생존 가치 파헤쳐

▲ 당신의 뇌, 미래의 뇌

우리는 어떻게 세상을 지각하고 인지하는 것일까. 감정을 느낀다는 것을 무엇일까. <당신의 뇌, 미래의 뇌>(해나무 刊)는 뇌과학자 김대식 카이스트 교수가 펴낸 뇌과학 교양도서다.

저자는 이 책에서 ‘보고 지각한다는 것’ ‘느끼고 기억한다는 것’ ‘뇌를 읽고 뇌에 쓴다는 것’ 등 세 가지 주제를 가지고 뇌를 입체적으로 살펴본다.

첫 번째 주제는 ‘시각과 인지’다. 눈, 코, 입, 귀로부터 전달받은 정보에 의존해 세상을 해석하는 뇌의 수수께끼 같은 특징을 흥미롭게 소개한다. 책에 따르면 감각기관을 통해 들어온 감각은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지만, 우리가 대상을 바라볼 때의 주관적 체험은 과학적으로 측정할 수 없는 속성을 지녔다. 이 때문에 착시 현상이 생긴다는 것. 아무리 동일한 크기의 원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 눈에는 주변을 둘러싼 원이 크면 안쪽의 원이 더 작게 보이고 주변의 원이 작으면 안쪽의 원이 더 작게 보인다. 흥미로운 부분은 이런 시각적 착시가 인간의 생각, 기억, 감정, 인식의 대부분에서도 동일하게 일어난다는 것이다.

‘감정과 기억’에서는 우리가 느끼는 수많은 감정과 기억이 도대체 어떤 이유로, 무슨 필요에 의해 생긴 것인지 들여다 본다. 인간은 스스로 합리적으로 결정하고 선택한다고 여기지만, 현대 뇌과학에서는 대부분의 선택이 비합리적으로 이뤄진다고 보고 있다. 우리는 뇌가 객관적인 감각을 신뢰할 것이라 여기지만, 사실 뇌가 신뢰하는 것은 예전부터 알고, 경험하고, 믿었던 편견이다. 비싼 것이 더 좋다는 편견에 사로잡혀, 실제로 맛이 동일하더라도 더 비싼 것을 선호하는 이유도 이때문이다. 어떤 판단을 내릴 때 초기에 접한 정보에 집착함으로써 합리적인 판단에 지장을 초래하는 현상도 빈번하게 이뤄진다고 알려준다.

마지막에서는 뇌과학의 미래를 다룬다. 저자는 독립성ㆍ정신ㆍ자유의지를 갖춘 인공지능이 현실화될 경우에 대비해, 어떻게 처신해야 인공지능에게 인간이 공존할 만한 가치가 있는 존재가 될 수 있는지를 질문한다. 그리고 ‘지구상에 인간이 왜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수긍할 만한 대답을 내놓을 수 있어야만, 인공지능과 인류의 공존이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값 1만6천800원

송시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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