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팜스테이로 떠나자

권혁준 경제부 차장 khj@kyeonggi.com
기자페이지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10여 년 전 한 카드 회사의 광고문구를 다들 기억할 것이다. 치열한 삶 속에서 업무에 파묻혀 살아가는 우리네 팍팍한 인생살이에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와 강한 인상을 남겼다. 휴가는 긴 문장 속의 쉼표와 같다. 쉼표가 있어야 끊어 읽기가 수월하다. 그야말로 휴가는 바쁜 일상의 원동력이다.

본격적인 휴가철이다. 그렇다면, 이번 여름휴가는 어디로 정할까? 자식들 등쌀에 떠밀려 해외로 떠나자니 불경기에 더욱 얇아 보이기만 하는 지갑이 원망스럽기만 하다. 국내로 눈을 돌려 강원도나 남해 해수욕장을 알아보자니 이 또한 호텔이나 콘도는 빈방을 잡기가 쉽지 않을뿐더러 숙박비에 식비 등 들어가는 경비가 절대 만만치 않다. 또 유명 관광지 일대 도로는 주차장이나 다름없다. 영혼을 재충전하러 나온 휴가가 아니라 오히려 스트레스만 쌓인다.

이런 이유라면 해외나 유명 관광지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 벗어나 보자. 여기 농협이 운영하는 농촌체험 프로그램 ‘팜스테이’가 몸과 마음이 지친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다. 농장을 뜻하는 ‘팜(Farm)’과 머문다는 뜻의 ‘스테이(Stay)’의 합성어인 팜스테이는 농가에서 숙식하며 농사와 생활, 문화체험, 마을축제에 참여하는 농촌체험 여행 프로그램이다. 경기도에는 15개 시ㆍ군에서 47개 팜스테이 마을이 운영되고 있다.

양평 ‘외갓집체험마을’에서는 인절미 떡메치기와 감자 캐기, 뗏목 타기 등 일반 휴가지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체험과 각종 먹을거리가 가득하다. 연천 ‘푸르내마을’에서는 대추방울토마토 수확, 보석바 비누 만들기, 물놀이 등을 하며 가족애를 더욱 돈독하게 다질 수 있다. 도내 팜스테이 모두 가족 단위 휴가객에게 안성맞춤이다.

자 이제 떠났다면 모처럼 산과 강 언저리에서 가족 간에 나누지 못했던 대화를 나누는 것은 어떨까? 잠시 스마트폰은 내려놓고 말이다. 해외여행을 못 가 아쉬워했던 가족들이 푸근한 농촌의 정까지 느껴 어느새 엄지척을 하고 있을 것이다. 권혁준 경제부 차장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