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 쉬운 경제이슈] 우리나라 벤처투자 제도 및 현황

▲ 정승기 과장

2016년 이세돌과 바둑 대국을 펼치며 주목을 받았던 알파고는 영국의 과학자인 데미스 허사비스가 다른 2명의 창업자와 2010년 설립한 딥마인드라는 회사가 제작한 인공지능 프로그램이다. 딥마인드와 같은 기술기반의 신생기업을 통상 스타트업(start-up)이라 지칭하는데,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과 같은 거대 기업도 모두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기업들이다. 스타트업은 혁신을 기반으로 한 성장의 원동력이 된다는 점에서 최근 큰 관심을 받고 있지만, 성공 가능성이 낮아서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는 일종의 ‘모험’이라 여겨지고 있다. ‘벤처투자’라는 용어가 생긴 것은 이러한 투자형태의 속성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벤처투자 대상 기업을 발굴하고 투자집행 및 사후관리를 하는 역할은 소위 벤처캐피탈로 불리는 투자회사가 담당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벤처캐피탈은 크게 중소기업창업지원법에 근거한 창업투자회사와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른 신기술금융회사 중 하나로 등록 후 운영하게 된다. 벤처캐피탈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투자재원의 모집인데, 그동안 우리나라는 벤처투자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출자해 설립한 ‘한국모태펀드’가 투자목적 및 분야 등에 따른 다양한 펀드를 조성한 후 심사를 통해 이를 운용할 벤처캐피탈을 선정하고 이에 민간자금을 추가로 모집해 운용하는 정부 주도 형태의 투자가 주로 이뤄져 왔다. 또한, 최근에는 단순히 투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을 성장시키는 것이 중요해짐에 따라 초기창업자의 선발ㆍ투자 및 전문보육을 업무로 하는 ‘액셀러레이터’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2016년에 중소기업창업지원법을 개정해 액셀러레이터를 별도로 정의하고 이들을 육성하고 관리하기 위한 제도를 정비하기도 했다.

정부는 2017년 중소기업청을 중소벤처기업부로 격상시키며 그 명칭에서도 볼 수 있듯 벤처투자와 관련한 각종 제도를 정비하고 투자를 크게 확대하고 있다. 2017년 모태펀드 재원투입을 8천억 원으로 확대하는 한편, 창업투자회사 설립자본금을 50억 원에서 20억 원으로 낮췄으며, 펀드 출자 시 법인은 법인세 감면, 개인은 소득공제 및 투자한 주식에 대한 양도차익 비과세 등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기술기반의 신생기업 지원을 위한 금융지원제도를 확대했는데, 현재 한국은행은 금융중개지원대출 프로그램 중 우수한 기술을 보유한 창업기업에 대한 지원이 포함된 신성장ㆍ일자리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시중은행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19년 상반기 중 신규 벤처투자액은 1조 8천996억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달성해 그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또한, 2019년 상반기에 벤처투자를 위해 결성된 펀드 중 민간 출자액은 1조 671억 원에 달해 민간주도의 벤처투자 생태계가 형성되어 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앞으로도 벤처투자 확대를 통해 우리나라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때이다.

정승기 한국은행 경기본부 경제조사팀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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