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상스 전쟁 회고록 연구
유발 하라리 박사학위 논문
개인 정체성 문제 파고들어
<유발 하라리의 르네상스 전쟁 회고록>(김영사 刊)은 ‘나는 누구일까’에 대한 답을 찾는 책이다. 전작 <사피엔스>를 비롯해 <인류 3부작>의 사상적 배경이 되는 선행 연구로, 저자 유발 하라리의 옥스퍼드 대학교 박사학위 논문이다.
앞서 <인류 3부작>을 통해 하라리가 던진 질문은 ‘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고 있는가’였다. 세상의 의미를 구하기 위해 우리의 역사를 쓴 셈이다.
이 책은 우리에 대해 질문을 던지기 전, 역사 속 나의 의미를 찾아가는 여정이다.
저자가 개인의 정체성 문제를 파고들기 위해 주목한 것은 바로 르네상스 시대 군인들이 남긴 회고록으로, 주요 연구 대상으로 삼은 군인회고록은 1450년에서 1600년 사이 34명이 쓴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 영어 문헌이다.
그들은 회고록에서 사실을 감정이나 생각이라는 필터를 거쳐 묘사하지 않았다. 사실을 있는 그대로 남겨두었다. 추상적인 경험보다 구체적인 행동이 명예의 준거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르네상스 시대의 군인회고록은 역사와 개인사가 일치하는 나의 역사였고, 역사와 개인사의 긴장 관계를 여실히 보여줬다. 저자는 이러한 내용을 통해 역사와 개인의 관계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하는 화두를 남긴다.
하라리는 르네상스 시대 군인회고록이 역사적 현실을 묘사하는 방식을 역사와 개인사의 동일시로 고찰한다. 일화 중심적인 역사는 기록 하나하나가 의미를 가지며, 언제라도 추가할 수 있게 결말이 열려 있다. 물론 당대 회고록을 쓴 이들은 귀족 남성으로 정체성이 한정되었고, 역사의 내용은 명예로운 행동으로 국한되었다는 한계가 있긴 하지만, 역사와 개인사의 긴장 관계를 보여주는 잣대로는 손색이 없다. 값 2만2천원
송시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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