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은 못했지만, 불매운동은 합니다”

‘日 경제 보복’에 경기도 청소년들 동참 선언
유튜브·UCC 게시, 日정부에 편지 쓰기 실천
“불매운동은 싸움이 아닌 평화 위한 것” 강조

7월 23일 평택시 비전동 평택교육지원청 앞에서 평택청소년교육의회 학생들이 일본의 부당한 경제보복 조치에 항의하며 ‘일본 제품 불매운동 항일결의문’을 발표하고 있다. 전형민기자
7월 23일 평택시 비전동 평택교육지원청 앞에서 평택청소년교육의회 학생들이 일본의 부당한 경제보복 조치에 항의하며 ‘일본 제품 불매운동 항일결의문’을 발표하고 있다. 전형민기자

일본 경제보복으로 촉발된 일본 제품 불매운동 등 국내 반일 운동에 경기지역 학생들도 동참을 선언하고 발벗고 나섰다. 의정부고, 부용고 등 6개 고등학교 학생들이 결성한 의정부고등학교학생연합은 지난 7월 26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은 경제보복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학생들은 “이제 우리도 참을 만큼 참아왔고 우리의 국력 또한 과거와 같이 당하고만 있을 국력이 아니라는 것을 일본에 보여줄 때가 됐다”며 “만약 일본이 반성하고 사죄하지 않는다면 일본 제품 불매운동을 지금 고등학생인 우리가 기성세대가 되는 그때까지 이어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앞서 7월 23일 경기도에선 평택청소년교육의회와 가평청소년교육의회 소속 학생들이 잇달아 결의문을 채택했다. 가평청소년교육의회 의원 13명은 결의문을 통해 “청소년도 민주시민의 한 일원으로서 개인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밝혀야 할 때”라면서 “일본은 한국에 진정한 사죄를 해야 하고 부당한 경제 조치의 철회는 그 시작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25명의 평택청소년교육의회 의원들도 회의를 열어 일본의 경제적 보복조처에 대한 결의안을 채택했다. 학생들은 이 자리에서 “우리가 벌이는 일제 불매는 일본과의 싸움이 아닌 평화를 위한 것”이라며 “올바른 시민의식을 바탕으로 한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무엇보다 일방적인 반일감정이 아닌 올바른 시민의식을 바탕으로 한 불매운동 캠페인을 실시하고 예를 들어, 유튜브 UCC 게시, 일본 정부를 상대로 편지 쓰기 등을 실천하기로 했다.

학생들은 이어 “불매운동은 ‘싸움’이 목적이 아니라 ‘평화’를 위한 것이므로 불매운동 참여를 강요하지 않고 한국과 일본은 장기적인 긍정적 관계를 맺어야 함을 잊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현재의 한·일 관계를 개선해 양국 국민의 피해를 줄이고 신뢰를 회복하며 양국 국민이 살기에 행복하고 민주적인 국가를 구성하기 위해 결의안을 발표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학생들의 적극적인 동참에 이어 최근에는 ‘독립운동은 못 했지만 불매운동은 한다’는 구호까지 등장하면서 반일 감정도 더욱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 경제보복 조치에 따른 경기도 학생들의 다양한 생각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日의 시각으로 문제 다루는 언론사

그들에게 ‘국익’의 주체는 누구인가

아베 정권이 무역 규제를 통한 소위 ‘한국 때리기’를 시작했다. 일본은 지난 7월 1일 폴리이미드, 리지스트, 에칭가스 등 3개 품목에 대한 한국 수출규제를 발표한 데 이어 한국이 전략물자를 북한에 반출했다며 한국을 ‘화이트 리스트(수출 절차 간소화 대상 국가)’에서 제외했다. 이것이 일본 각료회의에서 통과돼 전략물자 1천100여 개 품목의 한국 수출 절차가 ‘포괄허가’에서 ‘개별허가’로 바뀌게 된다.

일본이 한국에 대한 무역 규제를 단행한 이후 언론은 다양한 각도에서 이 사안을 바라봤다. 정부의 단호한 대처를 촉구하는 목소리와 정부의 안일한 대응이 기업들에 더 큰 피해를 안겼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뒤섞여 있었다. 그중 눈에 띄는 것은 단연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를 한국이 자초했다’는 주장이었다.

우리나라의 주요 언론사인 A일보는 ‘일본도 중국 수준의 나라인가’, ‘청구권과 사법농단’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철저히 일본의 시각에서 일본의 수출규제 문제를 다뤘다. 특히 ‘청구권과 사법농단’이라는 사설에서 한일 청구권협정이 포항제철과 경부고속도로 등 한국 경제의 밑천이 됐다고 주장했고, 현직 부장판사의 글을 인용해 양승태 사법부가 일제 강제징용 문제의 외교적 해결을 위해 시간을 벌어준 것이라며 재판거래 행위를 ‘사법농단’으로 규정한 현 정권과 검찰을 비판했다.

그들의 일관된 기조는 ‘국익’을 위해 한국이 일본에 유화적인 다시 말해 굴종적인 태도를 취하라는 것이었다. 사드 협상과 남북정상회담 등 중국과 북한을 대하는 정부의 외교적 입장에 대해서는 국격을 낮추고 협상력을 떨어뜨리는 ‘굴욕적 외교’라며 강경한 태도를 요구할 땐 언제고, 이제 와선 ‘대화를 해라’며 정부를 비판했다. 이들이 사안에 따라 대상에 따라 해법을 달리하는 것은 오히려 오직 정파적 이익만을 고려한 교묘한 수법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처음부터 일본의 수출규제와 무역 분쟁에 대한 정부의 역할을 지적하기 위함이 아니라 정부의 정책 기조 전반에 대한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기 위함이었다는 것이 명백히 드러난 셈이다.

정부를 비판하는 것 자체만으로 언론사를 문제 삼을 수는 없다. 일본의 관점에서 수출규제 문제를 헤아려본다는 것만으로 언론사가 ‘매국 행위’를 한다고 비난할 수도 없다. 다만 그들의 의도와 일본의 의도가 정확하게 맞아떨어진다는 점은 100년 전 일제가 한국에 대한 침략을 본격화할 때 그 실현에 앞장섰던 대한제국의 친일단체 ‘일진회’의 모습을 떠오르게 한다는 점에서 그 쓸쓸함을 감출 수 없다.

경기 광주고 2 김선규

 

가깝고도 먼 나라 日과의 최대 고비

감정적 대응보다 정밀한 해결책 필요

요즈음 인터넷 기사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키워드 중 하나가 바로 ‘일본제품 불매 운동’이다. 각종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로 급상승하더니 SNS마저 뜨겁게 달구고 있는 일본 불매운동에 관한 내용들, 과연 이러한 일들이 왜 일어나게 된 걸까? 바로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 발표 때문이다.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위의 3가지 항목들은 일본 기업이 전 세계 시장의 90%를 점유할 정도로 영향력이 큰 품목이라고 한다. 이는 우리나라의 기업 240곳 중 이미 40%에게 적자를 불러일으킬 정도로 커다란 타격을 주고 있다. 지난 몇 년간 한국과 일본 간의 경제 규모 차이가 많이 줄어든 것도 일본이 우리나라를 견제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점점 한국의 존재감이 급부상하면서 더이상 일본의 영향권 아래에 있는 국가라고 볼 수 없는 한국은 경제 의존도도 19.8%에서 5.3%로 줄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단순히 무시할 수준이 아닌 것이 한국의 중요 산업 부분의 하나인 반도체 시장에 미칠 파장이 전 세계적인 문제로도 확산될 수 있다는 것이다. 몇몇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전쟁을 어설프게 벤치마킹한 것이라는 의견도 내세우고 있다. 하루빨리 국제 사회에 알려야 한다, 오히려 우리가 자존심을 버려야 한다 등의 여러 입장이 충돌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우리나라의 국민들은 일본 불매운동을 시작하면서 우리나라에 있는 일본 기업들, 심지어 연예인들에게도 맞보복을 준비하고 있다. 트위터에는 ‘Boycott Japan’, ‘일본 여행을 가지 않습니다’, ‘일본 제품을 사지 않습니다’ 라고 적힌 이미지가 업로드 되고 있고,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트와이스 모모, 사나, 미나 등의 일본 연예인들의 퇴출을 요구하는 글까지 올라오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단순한 보복제재 및 불매운동은 실효성이 떨어지고, 체계적 조치를 통한 정밀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불매운동이 일본 정부에 한국 수출규제를 유지할 명분을 제시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일은 단순한 경제문제가 아니라 정치문제, 그리고 지금까지 악화된 한일관계의 역사문제까지 이를 수 있는 사건이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많은 갈등을 겪고 있는 가장 가까우면서도 먼 나라 일본과의 관계는 현재 최대의 고비를 겪고 있다. 감정적 대응보다는 냉철한 준비가 된 대응이 상대에게도 치명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일제의 경제 보복에 맞선 정밀하고 체계적인 조치와 해결책이 필요한 시기다. 

부천 상일중 3 김예은

 

문화계로 번지는 반한·반일감정

올바른 시각으로 문제 해결해야

최근 일본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국민들 사이에서 대규모로 진행되고 있다. 일본 정부가 한국을 상대로 소재부품 수출 규제를 시행했다. 일본의 태도에 국내 소비자들은 분노해 불매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일본과 우리나라는 과거부터 일제강점기와 위안부와 같은 역사적인 문제로도 갈등이 많았기 때문에 서로 적대적인 감정을 가진 사람들이 많았다. 그래서 이런 일본의 태도에 불만을 가진 국민들이 늘어났고. 지금은 일제 불매운동을 하고 있다. 이러한 양국의 태도로 인해 한국과 일본에는 반일, 반한 감정을 가지는 사람들이 점점 늘기 시작했다. 그러나 정치적인 문제에서 비롯된 이 감정들이 정치의 영역을 넘어서서 문화 영역까지 확산되고 있다.

최근 개봉한 영화 ‘봉오동 전투’는 일제 강점기 일본 정규군을 상대로 독립군이 최초로 승리한 봉오동 전투(1920년)를 소재로 한 영화다. 이 영화에서 일본인 배우인 키타무라 카즈키는 영화에서 독립군을 토벌하는 냉혹한 일본군 장교 역을 맡았다.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영화에 일본 배우가 출연한 적은 다수 있지만, 일본의 거물급 배우가 출연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키타무라 카즈키의 소속사 측은 반일영화에 출연했을 시에 우려되는 일본 시민들의 비난과 비판을 언급하며 키타무라 카즈키의 출연 결정을 만류했다. 특히 일본의 우익 매체에서는 “징용공을 소재로 한 ‘군함도’, 위안부 문제를 다룬 ‘귀향’ 등 최근 한국영화는 아무리 오락영화라 해도 일본인을 악하게만 묘사하는 등 선을 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반일영화에 출연하는 키타무라에 대해 좋지 않은 평을 내렸다. 그러나 키타무라 카즈키는 진정한 배우라면 어떤 역할이든 해내야 한다고 주장하며 출연을 결정했다.

최근 한국과 일본은 정치적인 문제에서 비롯된 반일ㆍ반한 감정을 가지고 있지만 이 혐오의 감정이 서로의 문화나 그 나라의 사람들에게까지 가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일부 사람들은 그 감정을 문화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까지 끌어오기도 한다. 하지만 내 생각에는 이것은 또 다른 외교적인 어려움을 줄 것이며, 두 나라 간의 갈등의 골을 더 깊게 할 것이다. 문화는 그저 문화이다. 정치적인 문제에 대한 감정을 문화에 끌어들일 이유는 없다. 많은 사람들이 반일감정을 담아 일본 영화나 드라마. 일본 음악 모두를 혐오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큰 문제를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지금 일본의 정치적인 보복과 그로 인한 불매운동이 한창 이슈인데 한국인과 일본인들을 포함하는 많은 사람들이 올바른 시각을 가져 올바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양 저동고 3 전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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