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상 과학 영화처럼 생명체의 유전자를 자르거나 덧붙이는 등 직접 편집할 수 있으면 어떨까? 놀랍게도 그러한 기술이 현재 개발되고 있다. 유전자 ‘가위’는 특정 유전자에만 결합하는 효소(단백질로 구성돼 있는 생체 반응의 촉매)를 이용해 원하는 부위의 DNA를 잘라내는 기술을 의미한다. 유전자 가위는 유전자와 결합하는 효소에 따라 종류가 나뉜다.
1세대 유전자 가위는 ‘징크핑거 뉴클레아제’라고 불린다. 이 유전자 가위는 특정 부분의 DNA 염기 서열을 인식해 결합할 수 있는 징크핑거 단백질 6개와 세균들이 단백질 절단을 위해 사용하는 제한효소 ‘Fokl’를 결합해 만들었다. 다만 1세대 유전자 가위는 설계와 제작 과정이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드는데다가 오작동이 많이 발생하는 부작용을 가지고 있었다.
2세대 유전자 가위인 ‘탈렌’은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식물성 병원체인 ‘잔토모나스’를 이용했다. 이때 ‘탈렌’을 구성하는 아미노산(단백질의 기본 단위) 서열은 절단하려는 DNA의 염기 서열과 일치하기 때문에, ‘탈렌’의 아미노산 서열을 변경하면 DNA의 염기 서열 또한 변경할 수 있다. 3세대 유전자 가위인 ‘크리스퍼’는 DNA를 찾아내는 RNA와 DNA를 절단하는 제한 효소인 Cas9를 결합해 만들었다. RNA가 DNA를 찾아내어 달라붙으면, Cas9가 DNA의 그 부분을 잘라낸다.
크리스퍼는 1세대, 2세대 유전자 가위에 비해 구조가 단순하며, DNA를 더욱 깊이 절단할 수 있다. 다만 오작동에 대한 보호 장치가 없어 잘못된 부위를 잘라냈을 시 돌연변이를 일으킬 수 있다. 그러나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는 유전자 편집의 기간을 수개월, 수년에서 수일 이내로 단축시켰으며, 동시에 여러 부분의 유전자를 편집할 수 있게 만들었다. 유전자 가위는 GMO 등의 각종 동식물의 형질 개량, 질병 치료 등 인간에게 유익한 부분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다. 특히 심각한 유전병은 염기 1개에 돌연변이가 일어나서 발생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유전자 편집 기술이 발달한다면 이러한 유전병을 더욱 쉽게 치료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유전자 편집 기술의 발달은 인간이 인간의 유전자를 마음대로 편집할 수 있다는 것도 의미하며 윤리적 문제를 야기한다. 또한 유전자 편집 기술은 오작동을 발생시킬 가능성이 충분히 존재한다. 비록 유전자 가위는 많은 윤리적 문제를 야기하고, 오작동을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유전자 가위는 유전병을 가진 사람을 치료하거나 식량 생산량 등을 늘리는 등 인류에게 기여할 수 있으므로, 하루속히 이 기술이 발전되고 관련 윤리적 법안이 제정되기를 바라는 바이다.
수원 장안고 3 최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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