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가지 않겠다, 사지 않겠다

‘대한민국은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는 헌법 정신을 무시한 채 8월15일이 건국기념일이라는 허무맹랭한 주장으로 뜨거운 여름을 더 짜증 나게 만드는 일이 있었다. 친일파가 청산되지 못한 역사의 오욕을 21세기에도 감당해야 하는 것이 수치스럽다 못해 창피하며 폭염보다 더 짜증 났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우리 국민이 일본의 수출규제에 분노해 ‘가지 않겠다. 사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행동하는 것은 단순한 반일감정의 표출이 아니다.

일본 제국주의 역사를 반성하지 않고, 오히려 과거의 범죄를 감추는 것도 부족해 역사를 왜곡하고 정당화하려는 시도라 보기에 분노하고 있는 것이다. 그 분노는 일본 군국주의 부활 시도에 대한 경고다.

대한민국 사법부의 판단을 가지고 일본 아베정부가 문재인정부를 흔들다 못해 심지어는 탄핵까지 운운하고 있다. 제국주의 근성을 저버리지 못한 일본의 행태에 분노하는 것은 오히려 당연하다.

더 참기 어려운 것은 한국인의 얼굴을 가지고 한국인의 말로 일본의 행위를 두둔하며 일본의 편에서 대한민국 국민의 행동을 조롱하는 ‘토착왜구’들이다. 요즘 더욱 드러내 놓고 토착왜구임을 자랑하고 있다.

일본과 관련된 역사를 돌이켜 보면 토착 왜구들의 활약은 일본인보다도 더 악랄하며 집요하다. 임진왜란 때 일본군의 길잡이 노릇을 한 것도 토착왜구들이며, 경술국치의 수치도 토착왜구들의 활약이 컸다. 독립군을 잡아다가 고문하고 앞잡이 노릇을 했던 자들도 토착왜구들이다. 역사는 반복된다지만 토착왜구들 등장이 반복되는 것은 참을 수 없을 만큼 치욕이다.

총칼보다 더 무서운 식민사관을 심어 놓고 간다는, 그리고 돌아오겠다는 마지막 조선총독이자 아베의 외조부의 말이 섬뜩하다.

해방된 지 74년, 아직도 청산되지 못한 친일의 오욕, 20만 명이 잡혀가 성노예의 굴레를 감당해야 했던 조선의 소녀들, 거기서 살아남은 할머니의 눈물, 드러내 놓고 하는 친일은 아직도 우리가 해방되지 못했음을 말하는 증거다.

일본이 쳐 놓은 경제보복의 덫은 우리에게 위기에 그치지 않고, 기회가 되어야 한다. 늘 그랬듯이 우리는 일본과의 싸움에서 그들을 극복하고 마침내는 승리한 위대한 국민이다. 국민이 만들어내는 작은 연대의 실천, ‘NO 가지 않겠다. NO 사지 않겠다. BOYCOTT JAPAN.’ 진짜 해방은 이렇게 만들어져 가고 있다.

황수영 경기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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