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대한민국은 국민이 강하다

안혜영
안혜영

일본의 무역보복으로 촉발된 아베 정권의 경제침탈 규탄과 일본의 역사적 과오에 대한 사죄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한여름 뙤약볕보다 뜨겁다. 얼마 전 광주 나눔의집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행사에 참석했다. 일본이 2차 세계대전에서 패망한 1945년으로부터 74년의 세월이 흘렀고, 이번 행사에는 거동이 가능하신 할머니 두 분만이 참석하셨다. 이제는 정말 시간이 얼마 남아있지 않았음을 느낀다.

할머니들의 세상을 향한 용기 있는 외침은 많은 것을 변화시켰다. 작은 나비의 날갯짓은 전쟁 피해와 인권 유린에 경종을 울리는 물결이 되었고, 전쟁 없는 세상을 갈구하는 평화의 파도가 되었다. 일본에서 평화의 소녀상 전시가 중단된 것을 계기로 일어난 ‘평화의 소녀상 되기’ 운동은 SNS를 통해 세계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처럼 일본의 경제침탈에 단호하게 대처하는 국민적 공감대는 국제사회의 지지와 연대를 이끌어 냈다. 더욱이 일본의 지성인들이 한국의 수출규제 철회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국민서명운동에 돌입하는 등 자성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일본은 위안부 문제 외에도 민간인 학살, 강제징병, 노동착취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전쟁범죄를 저질렀고 세계 각국에 치욕과 암흑의 역사를 남겼다. 또한 ‘군함도’, ‘731부대’ 연구원과 같은 전범자들이 기득권 세력이 되어서 평화를 향한 자성의 발걸음을 옥죄고 있다.

우리는 국난이 있을 때마다 민초들이 의병으로 일어나 나라를 지켰고, 정부의 잘못이 있을 때는 촛불을 들어 민주주의를 성장시켜왔다. 이제는 아베 정권에 대한 규탄과 함께 의식 있는 일본 사회는 물론 세계와의 연대를 통해, 일본이 과거사를 인정하고 국제사회의 진정한 이웃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아픈 역사 속에 만들어진 ‘마루타’와 같은 단어의 무게를 알고, 역사 인지 감수성을 키워가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역사를 기록하고 잊지 않을 것이다. 일제의 잔재청산과 역사를 바로 세우는 것은 대한민국이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는 길이다. 대한민국은 국민이 강하다. 대한민국의 역사는 국민의 역사다. 지금의 대한민국은 과거 일제강점기와 사뭇 다르다는 것을 일본만 모르는 것 같다. 차분하고 냉정하게 일본의 경제전쟁에 맞선 우리 국민이 자랑스럽다.

안혜영 경기도의회 부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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