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전통건축을 통한 역사문화 체험

경기도교육청에서 지원한 ‘꿈의학교’ 활동으로 조선 5대 궁궐을 답사하며, ‘전통건축을 통한 역사문화 체험’ 활동을 했다. 경복궁에 있는 현판들이 눈에 띄였는데, 아름다운 건축물과 조화롭게 공존하는 모습을 보며 거대한 야외 미술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이점은 궁이 조선 전기에 지어진 것임에도 불구하고, 현대작가들이 쓴 서예작품이 현판으로 쓰이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이유가 궁금해 조사 해본 결과, 임진왜란과 일제 강점기를 겪으면서 많은 전각들이 훼손됐고 이를 복원하는 작업에서 현대작가들의 글씨가 사용됐다는 것이다. 우리의 문화유산이 훼손된 것은 상당히 안타까운 일이지만, 과거의 예술작품과 현대 예술작품이 함께 어우러지는 모습이 인상깊었다. 종묘는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돼 있지만 다른 곳과는 다르게 유일하게 현판이 존재하지 않았다. 이를 조사하고 싶어 인터넷으로 알아보았지만 이유는 알 수 없었다. 현판들에 대해 조사하며 새롭게 알게 된 사실로, 단순히 전각의 이름만을 표시해주기 위해 존재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예시로 숭례문의 경우 가로로 작성된 다른 현판들과는 다르게 유일하게 세로로 글이 써져 있다. 이유는 풍수지리 사상의 영향을 받아 북악산에 있는 불의 기운을 막아준다는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흥인지문의 경우도 기를 막기 위해 유일하게 4글자로 이름을 짓는 등의 재미난 이야기들을 알 수 있었다. 대부분의 다른 사람들이 아무런 생각 없이 지나가는 현판에 대해 알아보면서 몰랐던 부분을 많이 느낄 수 있었고, 조상들의 가치관까지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현판이 아닐지라도 궁 속에서 다른 아름다움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고양 대화고 3 주광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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