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라이더 부활’ 김광현, MLB행 청신호?

피안타율, 30위서 2위로 수직 상승

▲ 되살아난 주 무기 슬라이더를 앞세워 지난 20일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시즌 15승을 거둔 SK 와이번스의 토종 에이스 김광현이 역투하고 있다.연합뉴스

‘닥터 K’ 김광현(31ㆍSK 와이번스)이 주 무기인 슬라이더가 살아나면서 자신의 커리어하이 달성과 오랫동안 꿈꿔온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진출 희망을 부풀리고 있다.

김광현은 시즌 24번째 등판인 지난 20일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홈경기에 선발로 나서 6이닝 동안 3피안타, 2볼넷, 7탈삼진을 기록하며 무실점 호투, 팀의 5대0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15승(3패) 고지를 밟은 김광현은 2010년 작성한 개인 한 시즌 최다승(17승) 기록에 2경기 차로 다가서며 커리어하이 달성 가능성을 높였다.

특히, 이날 롯데전엔 MLB의 시카고 컵스, 뉴욕 메츠,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LA 에인절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캔자스시티 로열스 등 6개 구단 스카우트 들이 집결해 김광현의 투구 모습을 지켜봤다.

MLB 스카우트들 앞에서 호투를 펼친 김광현의 두드러진 모습은 시즌 초반 위력을 떨치지 못했던 주 무기 슬라이더가 위력을 떨친 것이다.

김광현은 시즌 초반 4경기에서 23이닝 동안 33개의 안타를 허용하며 부진했다. 4월 피안타율이 0.336으로, 당시 규정이닝을 채운 31명의 투수 중 30위에 머물 정도로 형편이 없었다.

주 무기인 슬라이더의 각도가 예전처럼 날카롭지 못한 탓이었다. 이에 그는 무리하게 슬라이더를 구사하지 않고, 커브와 투심패스트볼로 상대 타자들을 삼진 대신 땅볼로 유도해 잡아내는 방식으로 투구패턴에 변화를 줬다.

이 같은 경기 운영으로 점차 안정을 찾아간 김광현은 시즌 중반들면서 슬라이더의 각도가 점차 예리해져 타자들을 압도했고, 피안타율도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7월 이후 피안타율이 0.192로 양현종(KIAㆍ0.177)에 이어 2위를 달릴 정도로 안정된 모습이다.

이에 대해 김광현은 “최근 슬라이더의 각도가 예리해지면서 타자들이 쉽게 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탈삼진에 대한 욕심도 커져 경기 초반 삼진으로 타자들을 빨리 돌려 세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며 “초반 삼진으로 아웃 카운트를 늘린 뒤 경기 후에반 편하게 공을 던진다는 생각으로 투구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빅리그 스카우트들이 본격적으로 그의 영입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가운데, 김광현이 살아난 슬라이더를 바탕으로 개인 커리어하이와 빅리그 진출의 꿈을 모두 이룰 수 있을 지 기대가 된다.

황선학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