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백성 안용복은 조선 숙종 때 두 차례 일본으로 건너가 에도 막부로부터 울릉도와 독도가 조선의 땅임을 확인받았던 인물이다.
처음에는 납치되듯 끌려가 온갖 고초를 당했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한 차례 더 일본을 찾아가 항의하고 고소하는 절차를 밟았던 유일한 백성이었다.
오늘날 독도 문제를 놓고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영웅이지만, 그에 대한 명확한 사료나 기록들은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울릉도와 독도에서 불법 조업을 일삼던 일본 어선에 대해 항의하고, 일본으로 건너가 조선의 독도 지배권을 확인시킨 문서를 받아온 안용복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소설 <강치>(마시멜로 刊)가 발간됐다.
책은 파도를 넘어 일본과 싸우며 울릉도와 독도를 지켜냈던 안용복의 고난과 사투, 모험에 관한 4년간의 기록을 밀도 있게 담아냈다. 영화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쓰여졌으며, 곧 국내에서 대작 영화로도 만들어질 예정이다.
책의 제목인 ‘강치’는 독도 가제바위에 수만 마리가 살았으나 일본인들에 의해 무참히 포획된 끝에 끝내 멸종되고 만 바다사자를 일컫는다. 역사적, 지리적, 국제법적으로 대한민국 땅이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분쟁의 땅이 되고 있는 ‘독도’의 상징이자, 일본의 횡포 앞에 무참히 짓밟혔던 ‘안용복’과 ‘조선 백성들’의 또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쓰여진 작품답게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는 인물들과 영화 같은 역동적인 장면들로 채워져 있다. 작가 전민식이 되살려낸 인물들은 역사적 사실이라는 뼈대 위에 소설적 상상력으로 살점이 붙어 생생한 얼굴로 되살아난다.
작가는 조선인과 일본인을 단순한 선인과 악인으로 묘사하지 않는다. 각기 다른 신념을 지닌 인물들끼리 서로 다른 의견과 충돌로 얽히고설키는 사건들을 따라가다 보면 당시 사람들의 고뇌와 갈등, 생각들이 지금의 우리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값 1만5천 원
송시연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