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최고] 안양 벌말초, ‘홍사붕표 즐기는 농구’로 농구 요람 꿈꾼다

자율적인 농구 바탕으로 전국유소년 챔피언십서 2년 만에 전국 제패

“아이들이 ‘자율 농구’를 이해하고 자신에게 맞는 창의적인 플레이를 펼친 덕분에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습니다. 새싹들에 꿈과 희망을 안겨주는 농구 요람으로 자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지난 20일 열린 2019 전국유소년 하모니농구리그 챔피언십 남자부 결승에서 ‘맞수’ 성남초를 35대30으로 제압하고 2년 만에 전국 무대를 제패한 안양 벌말초.

팀을 이끄는 홍사붕(48) 코치는 “개개인의 능력은 다소 부족할지 몰라도 농구를 대하는 아이들의 열정과 기본기만큼은 어느 팀에도 밀리지 않는다. 이 같은 노력이 모여 벌말초가 ‘신흥 강호’로 발돋움 하게 됐다”고 말했다.

홍 코치는 ‘전통의 명문’ 인천 송도중ㆍ고와 중앙대를 거쳐 프로농구 안양 KT&G(현 KGC인삼공사)에서 ‘테크니션 가드’로 맹활약한 스타플레이어 출신으로 2007년 은퇴 후 미국 뉴욕에서 지도자 연수를 마치고 이듬해 벌말초 코치로 부임, 고교 때 은사인 故 전규삼 감독의 신념을 이어받아 세심한 지도로 꿈나무들을 지도했다.

백드리블, 고난도의 슛을 시도하면 여지없이 불호령이 떨어지던 시절, 당시 전 감독은 제자들에게 본인이 추구하는 플레이를 마음껏 펼칠 것을 주문하며 억압되지 않은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본인의 강점을 발전시키도록 지도했다.

홍 코치 역시 자신이 존경하는 은사의 가르침을 제자들에게 그대로 실천해가고 있다. 기본기의 중요성에 더해 소통을 통한 자율적인 훈련 분위기를 만들면서 개개인의 특성을 조화롭게 살렸고, 지루할 수 있는 반복훈련 과정에 게임 형식을 차용한 재미 요소를 가미시켜 아이들의 적극적인 참여 의지를 끌어냈다.

이 같은 그의 지도방법에 아이들 역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포워드 오채혁은 타고난 농구센스를 통해 여러 포지션을 두루 소화하는 멀티플레이어로 성장했고, 가드 박세윤은 물샐 틈 없는 수비로 상대 공격을 차단하며 팀에 근성을 더했다. 또 농구를 시작한 지 7개월 밖에 되지 않은 센터 정재엽 역시 골밑에서 궂은일을 도맡아 기량이 일취월장 하고 있다.

아울러 박성훈 교장의 ‘농구부 사랑’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올해 소년체전(준우승) 때 직접 전주에 내려가 모든 경기를 관전하고 응원한 박 교장은 지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 노력으로 힘을 실어주고 있다.

벌말초가 ‘홍사붕표 즐기는 농구’를 통해 한국 남자 농구를 이끌 미래 주역들의 요람으로 자리매김하며 농구 명문으로 발전을 이뤄 나갈지 기대가 된다.이광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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