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역화폐가 뜨겁다. 최근 지역화폐 카드를 신청한 한 시민은 상시적으로 6%의 인센티브가, 이벤트 기간에는 10%의 인센티브가 지급된다고 놀라워했다. 10만 원을 충전하면 11만 원을 쓸 수 있는 것이다. 개인당 연간 500만 원이라는 제한이 있기는 하지만, 한 해 30만 원 이상의 혜택을 볼 수 있다고 기뻐했다. 이제 그가 가장 자주 사용하는 카드는 삼성카드에서 지역화폐 카드로 바뀌었다.
지역화폐의 일차적인 목적은 지역경제 활성화와 소상공인 지원이다. 모바일 및 카드형 지역화폐는 이전의 지역상품권에 비해 사용이 간편함은 물론, 이용 가능한 매장이 광범위해졌다. 기본적으로 대형마트나 백화점, 기업형 슈퍼마켓, 스타벅스나 유니클로 같은 본사직영점, 연매출 10억 이상 점포, 유흥업소 등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곳(주유소, 편의점, 학원, 음식점, 병원 등)에서 직불카드처럼 사용할 수 있다. 아울러 본인의 주소가 아닌 타지역의 지역화폐 사용도 가능하며 마찬가지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그러하니 사실상 경기도 차원에서 대형자본에 슬쩍 가림막을 치고 소상공인 중심의 소비시장 구축을 유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다. 지역화폐가 인기를 끌면서 수익원이 빠르게 잠식돼 당황하는 대형카드사들의 목소리도 들린다.
지역경제 활성화나 소상공인 지원 못지않게 지역화폐가 가지는 절대적인 효과가 있다면 소득주도성장에 기여다. 부유층에게는 연간 30만 원 정도의 돈이 별 게 아닐지라도 서민층과 저소득층에게는 적다고 할 수 없다. 당장에 지역화폐는 시민들의 주머니를 채우고 소비활성화, 내수 진작을 돕고 있다. 부의 재분배에도 상당한 역할을 해 양극화 완화에도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그러나 좀 더 세심해질 필요는 있어 보인다. 현재는 매출이 10억에 가까운 세븐일레븐에서도 지역화폐 사용이 가능하니 말이다. 가맹점 범위지정에 깊은 숙고가 필요하다. 영세업체일수록, 또 공동의 경제, 지역경제에의 기여가 높은 매장일수록 인센티브를 더 높게 책정하는 방안을 광범위하게 적용하면 좋지 않을까. 아울러 지역화폐가 가지는 주요한 순기능, 즉 지역공동체 복원이라든가, 지역구성원들의 연대감 증진 같은 취지를 살릴 수 있는 창의적인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지역화폐를 사용하면서 그저 혜택 많은 직불카드를 사용하는 차원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그것은 절반의 성공일 뿐이리라. 내 소비가 ‘내 이웃의 소외된 이들과 함께 공동의 경제를 꾸려가는 사회운동의 한 축’이라 여길 수 있다면 훨씬 더 좋지 않겠는가? 경기지역화폐가 그런 착한 소비의 대명사가 되길 희망해 본다.
이규민 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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