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 야구가 역사를 써가고 있다. 창단 최초인 9연승 기록까지 세웠다. 처음으로 8월 승률 5할도 달성했다. 이제 가을 야구에 도전하고 있다. NC 다이노스와의 5위 경쟁이 숨 막힌다. 팬들도 신났다. 1천300만 도민의 열정이 꽃을 피워가는 순간이다. 그 중심에 이강철 감독이 있다. 만년 꼴찌(2018년 9위)를 여기까지 끌고 왔다. 누가 뭐래도 그는 이 순간의 명장이다. 그런데도 욕을 듣는다. 이런저런 지적을 받는다. 개별 상황에 대한 탓이다. ▶어떤 타자가 한 경기에서 다섯 번 삼진 당했다. 쉽게 나오는 기록이 아니다. 게다가 나머지 한 번은 병살타였다. 이날만 부진했다면 괜찮을 텐데, 그게 아니다. 최근 10경기 타율이 1할 6푼에 머문다. 25번 나왔는데 안타 4개가 전부다. 어떤 투수는 한 경기에서 16.20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최근 10경기 평균자책점이 6.48이다. 삼진을 24개 뽑는 동안 볼넷을 20개 줬다. 안 그래도 투수 의존도가 높은 KT 위즈다. 그래서 이 투수의 부진이 더 커 보인다. ▶‘그 타자’의 7월 타율은 무려 4할 3리였다. 그야말로 불방망이였다. ‘그 투수’의 7월 평균자책점은 3.86이었다. 다들 KT 위즈의 미래라고 칭찬했다. 잘할 때도 있고 못할 때도 있다. 그게 야구다. 그런데 팬의 마음은 그렇지 않다. ‘가을 야구’의 초 치기가 시작된 요즘이라 더 그렇다. 경기마다 5, 6위가 바뀐다. 그러다 보니 팬심에 여유가 없다. 경기에 지면 그대로 원성이 된다. 모두 이강철 감독을 향하는 비난이다. ‘두 선수를 고집하지 말라’는 댓글이 많다. ▶전임 감독이 있었다. 연패를 거듭했다. 홈경기에서 2대 20으로 지기도 했다. 창단 이후 최악의 기록이다. 그때도 원성은 감독을 향했다. 그의 자율야구가 도마 위에 올랐다. 다들 ‘감독이 없다’며 비난했다. 선수 교체도 뜸했고, 작전도 뜸했다. 지금 이강철 감독은 다르다. 적극적이다. 선수 교체나 작전 지시가 수시로 이뤄진다. 성적도 좋다. 그런데도 욕을 먹는다. ‘그 타자’ ‘그 투수’ 때문에 듣는 욕이 특히 많다. ▶“가을 점퍼 입고 싶다.” 팬 ‘석 원장’의 희망이다. 모든 수원팬의 마음이 그와 같다. 그 기대를 온몸에 지고 있는 이강철 감독이다. 그래서, 이래도 저래도 욕먹는다. 어쩌면 모든 야구 감독의 숙명인지도 모른다. 그래도 덜 욕 먹으려면 어째야 할까. 물러섬의 자세가 필요하다. 감독은 연출자에 머물러야 한다. 주연 배우가 되려 하면 안 된다. 이 자제를 잃으면 과한 간섭으로 이어진다. 빼지 말아야 할 선수 빼고, 빼야 할 선수 안 빼게 된다. 김종구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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