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운전자나 보행자의 작은 습관의 차이가 교통사고의 잠재적인 요인이 되고, 다급한 교통상황에서의 인지ㆍ판단ㆍ조작 등 미스가 직간접인 원인으로 이어져 뜻하지 않는 사고를 당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러한 직간접적인 요인은 물론 잠재적인 요인까지도 줄여 나가는 것이 교통사고를 줄이는 지름길이다.
운전자가 직진할 때보다 회전을 할 때 운전석에서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가 커지고 각별히 주의할 점도 많아진다. 특히 사람과 자동차의 교행이 많은 교차로 특성상 운전자는 운전석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 사람이나 자전거 등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방금 보았지만, 또 한 번 더 살피려는 조심성 있는 운전습관으로 속도를 줄여야 한다. 보행자 역시 여유를 가지고 무단횡단을 하지 않는 것은 기본이고 일단 멈춰서 좌우를 살피고 신호를 준수하려는 준법의식이 요구된다. 그럼에도, 인적이 드문 밤이 되면 빨간불에서 우회전하려는 운전자가 일단 멈춰 주변을 제대로 살피기는커녕 급하게 회전하면서 보행자를 위협하고 있다. 이런 마당에 성급한 보행자나 자전거까지도 깜빡거리는 초록불에 기를 쓰고 건너려다 사망하는 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
이런 교차로 사고를 줄이려면 도로관리자 측면에서도 운전자나 보행자가 덜 주의를 기울여도 사고가 나지 않도록 적극적인 환경개선과 다양한 맞춤형 관리가 요구된다. 첫째, 교차로 형태도 교통량에 따라 회전로터리 형태로 변경한다든지, 보행자와 자동차를 분리시켜 교행할 수 있도록 입체형 환상 육교나 보차(步車) 분리식 대각선 교차로(스크램블식 신호)를 확대하여야 할 것이다. 둘째, 도로 방향과 직각으로 만들어진 횡단보도 구조를 고수하기보다 운전석의 사각지대를 줄여 시야 확보를 위해 회전하는 쪽 전후로 (노면표시와 신호등을) 이동시킨 사선방향 횡단보도로 검토해야 한다. 셋째, 교차로 신호등 위치개선은 물론 회전하는 자동차의 운전석에서 보행자나 자전거의 동선이 안전한지 재검토하고, 사고 다발지점에 단속카메라 설치, 다발 시간대에는 (어르신 무단횡단 방지나 일자리 창출 차원에서) 어르신 보행안전 지도사 운용도 대안이다. 물론 이런 제안은 인력과 예산이 수반되어야 하는 만큼 교차로 특성이나 교통량 등을 감안하면서 비용 대비 각종 효과를 검토하여 단계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이렇듯 교차로 교통사고를 없애고 교통선진국으로 진입하려면 신호를 준수하고 한 번 더 살피려는 운전자와 보행자의 조심성, 적극적인 교차로 환경 개선 등 세심한 노력이 선행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싶다.
박상권 한국교통안전공단 교수(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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