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에 만약은 없다지만…<세계사를 바꾼 49가지 실수>

지금까지 역사 속 큰 변화는 사소한 사건, 실수로부터 비롯된 게 많다. 미 대륙을 인도로 착각하고 건너 간 콜럼버스는 물론 러시아 정복에 도전한 히틀러, 정치에 진화론을 이용한 스탈린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는 역사를 긍정적으로 바꾸기도 했지만 ‘일어나지 않았더라면’ 이라는 생각이 들게 한 면도 많다.

역사에 만약이란 없다지만 그 ‘만약’을 곱씹고 생각해 볼 수 있게 하는 신간 <세계사를 바꾼 49가지 실수>(생각정거장 刊)가 출간됐다.

저자인 빌 포셋은 대학교수이자 작가이며 롤플레잉 게임 회사의 대표다. 그는 <HOW TO LOSE A BATTLE>, <HOW TO LOSE A WAR> 등 전쟁의 역사, 세계사의 흐름을 바꾼 사건을 다룬 책 수십 권을 집필했다. 이번 신간에는 역사를 바라보는 그의 관점은 물론 그가 주목하고 있는 역사적 사건을 다시 한번 살펴볼 수 있다.

내용은 3부 49개 챕터로 구성됐으며 ‘후계자를 남기지 않은 리더의 몰락-알렉산더 대왕의 죽음’, ‘고양이에 관한 미신-흑사병의 시작’, ‘역사를 공부하지 않아 실수한 지도자-나폴레옹처럼 실수한 히틀러’, ‘인류를 구한 최고의 실수-항생물질 페니실린’ 등 정치, 사회, 의학 등 분야별 주제를 담아 역사를 바꾼 실수를 조명한다.

대표적으로 나폴레옹과 히틀러는 서로 다른 시기에 같은 실수를 저질렀다. 장기전에 대비하지 않은 두 명의 지도자는 혹독한 러시아의 겨울 앞에 무릎 꿇었으며 궁지에 몰린 주력 부대를 구하는 신속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130년 전 나폴레옹이 저지른 실수를 독같이 저지른 히틀러는 역사를 공부하지 않은 것이 분명했다는게 저자의 생각이다. 아울러 1917년 시행된 금주법은 새로운 범죄가 발생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술을 팔던 곳은 주류 밀매점으로 바뀌어 범죄조직이 운영했고 유해물질을 섞은 독한 술이 생겨났다. 또 의미 없이 허비된 국가 재원과 거둬지지 않은 주세로 국가 재정 상태가 악화되는 결과를 낳았다. 결국 1933년 금주법이라는 고상한 실험은 중단됐다.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정의와 맹목적 믿음이 야기한 실수였다.

저자는 단순히 역사 속 실수를 조명하며 흥미만을 유발하는 형태로 내용을 진행하지 않는다. 그는 역사 속 실수를 찾는 길 위에는 지금의 삶에 적용 가능한 철학적 메시지, 인사이트가 있다고 말한다.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새로운 시대에 필요한 통찰력을 키우는 방법은 ‘실수의 세계사’로부터 배우는 것이라는 의견을 책 전반에 걸쳐 설명한다. 값 1만5천 원

권오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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