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자공이 공자께 질문한다. “정치란 무엇입니까?” 공자는 양식을 만들고 국방을 튼튼하게 하여 신뢰를 얻는 것이라고 말한다. 다시 자공이 질문을 한다. “그럼 이 중에 어쩔 수 없이 하나를 버린다면 무엇을 버려야 하겠습니까?” 1초의 망설임 없이 공자는 대답한다. “국방이다.” 자공은 어이없다는 듯 또다시 질문을 한다. “나머지 두 가지 중에 또 하나를 버려야 한다면 무엇을 버려야 합니까?” 공자는 양식을 버린다고 답한다.
무엇 하나 버릴 수 없는 소중한 것 중에 공자께서는 무기보다 식량의 중요함을, 식량보다 신뢰의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공자는 무엇 때문에 정치에서 신뢰를 가장 중요하게 여겼을까?
요즘 정치인들은 경제와 안보 이야기를 중요 정치적 이슈로 부각시킨다. 표가 있기에 경제와 안보를 정치적 야망을 위해 이용한다. 분단 때문에 고통받는 사람보다 분단을 이용하여 기득권을 지키려는 사람들 때문에 힘든 국민이 더 많다. 오죽하면 북측에 남측을 향하여 총을 쏘아 달라고 부탁을 했을까. 재벌에 퍼 주면 재벌이 이익을 극대화하여 투자를 늘려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이상한 경제논리로 나라를 말아먹은 사람들도 있다.
여하튼 책임지는 사람은 없지만, 기득권을 위한 그들의 노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노동자보다는 재벌, 평화보다는 갈등을 부추기는 것이 표에 도움이 된다는 이상한 사람들이다.
경제를 살리고 국방을 튼튼히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경제정책도 국방정책도 국민이 믿지 않고 신뢰를 하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가르침이 정치에 대한 공자의 대답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신뢰를 잃은 집단이나 조직이 국회라고 한다. 20대 국회는 일하는 시간보다 파업하는 시간이 더 많은 것 같다. 안에서 해결하지 않고 파업(?)을 통해 힘과 억지로 자신들의 뜻을 관철하려는 모습에서 국민의 불신은 높아만 간다. 대한민국은 국회의원들한테 파업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한 적이 없다. 파업은 오직 노동자만 할 수 있는 일이다.
경기도의 자랑 다산 정약용 선생은 <논어고금주>를 통해 “백성이 신뢰해줌은 양식이 넉넉하고 국방이 튼튼해서가 아니다. 백성이 신뢰해 주는 일, 양식의 넉넉함, 국방의 튼튼함은 각각 별개의 일이면서 셋이 합해져야 하지만, 그 모든 것 중에서 백성들이 믿어주지 않으면 나라가 흥기되고 향상될 수 없다. 최후의 보루는 백성들의 신뢰이지, 부(富)하고 국방이 튼튼하다고 그냥 나라가 발전하지 못한다”고 교훈을 남겼다.
“무엇이 중헌디?” 바보야 그건 바로 신뢰야!
황수영 경기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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