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바람이 부는 걸 보니, 올가을은 꽤 깊어지려나 보다. 더불어 우리 지역본부도 가을걷이 준비로 한창이다. 무더위가 끝나고 나눔 캠페인과 축제의 계절이 도래했기 때문이다.
경기도 내 고등학교와 대학교 캠퍼스는 지금 나눔 캠페인으로 분주하다. 9월 한 달간 진행된 나눔실천리더와 빌드업 서포터즈가 연말 저소득가정 아동들에게 선물을 지원하고 그 아이들을 위해 365일 산타가 되어주는 ‘I WISH, 아이의 소원’ 캠페인을 벌이는 중이다. 등교시간 학교 정문에서, 점심시간 급식실 앞에서, 각 반 교실에서 도내 어려운 아이들의 상황을 알리며 이들을 후원할 나눔 천사를 모집한다. 대학생들도 교내 학생들이 찾는 주요 명소 곳곳에 부스를 차리고 캠페인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누가 시켜서, 강요로 하는 것이 아닌 마음에서 우러나온 저마다 동기를 통해 함께할 멤버를 모집한 뒤 자발적으로 시간을 들이고 품을 팔아 나눔을 실천한다. 밥상은 아이들이 모두 차린다. 우리는 그들이 참여할 수 있는 콘텐츠와 동기부여라는 숟가락만 올릴 뿐이다.
지난 2015년 지역 연합으로 시범 조성한 뒤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출범한 경기남부권역의 ‘나눔실천리더’는 우리 지역의 대표 고등학교 나눔 캠페인으로 자리 잡았다. 매년 상하반기 국내외 아동 지원을 모토로 저개발국 아동을 위한 학교 건립, 주거빈곤아동들의 집 개보수 및 제도개선을 위한 서명캠페인, 거리 등에 유기되는 무연고 아동 지원 등 도움이 필요한 아동들의 문제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하며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함께 아동 환경 개선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경기지역뿐만이 아니다. 인천, 충북, 경북, 제주 등 전역에서 각 지역 고등학생 대표 나눔리더들이 참여 중이다.
지난해부터 시작한 대학생 캠페인 ‘빌드업 서포터즈’ 또한 지역 내 어려운 아동들의 사연을 각 캠퍼스 내에서 학생들에게 알리며 초록우산 홍보단과 함께 대학생 대표 나눔 캠페인으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일부 선진국들과는 달리 우리나라는 나눔교육이 아직 정규 교과과정에 편입돼 있지 않다. 때문에 우리와 같은 NGO들이 국내외 또래들의 어려운 실정을 알리며 이를 교육화 하여 다양한 나눔 콘텐츠로 만들고, 유아부터 초중고 및 대학생, 중장년까지 나눔에 동참할 수 있도록 알리고 있다. 나눔은 타인을 배려하고 돕는 마음을 키울 수 있는 인성의 기본 덕목 중 하나이다. 나눔을 통해 내 주변의, 타국의 또래들의 실상을 알아가며 글로벌 시민 의식을 함양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때문에 올가을은 말만 살찌우는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이 아니다. 우리 청소년들이, 청년들이, 어린이를 돕는 진정한 어른들이 따뜻한 마음으로 사랑과 인정이 더욱 깊어지는 천고마비(天高䔍毘)의 계절이다.
이종화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경기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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