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 교정에… ‘무궁화’ 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수원시 ‘무궁화 꽃피는 학교 만들기’ 동참
교사·학생들 함께 심고 물 주며 애정 듬뿍
나라꽃 내 손으로 키우니… 애국심 ‘쑥쑥’
경기도 수원에 무궁화 사랑이 유별난 학교가 있다. 바로 수원 칠보고등학교(교장 김영창)다. 학교 정문에 들어서면 학생들 키만한 무궁화 수십 그루가 단아한 자태를 뽐내며 칠보고 학생들의 등·하굣길을 책임지고 있다. 칠보고교는 지난 4월 3일 수원시에서 진행하는 ‘무궁화 꽃피는 학교 만들기’ 행사에 참여했다. 희망 학생들은
직접 묘목 심고 이름을 지어주고 하고 싶은 말도 적는 등 ‘나만의 무궁화 키우기’에 돌입했다. 학생들은 나무를 동생처럼, 가족처럼 아침 저녁으로 돌보면서 정성을 쏟았다. 자연스럽게 우리나라 꽃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됐고 나라사랑의 마음을 키워가는 계기가 됐다. 김영창 교장은 “우리 학교 학생들이 직접 무궁화를 심어 정성스럽게 가꾸는 하는 모습을 보니 대견스럽고 무궁화가 잘 자라도록 마음을 다해 키우면서 나라사랑의 마음도 커가는 것을 보면서 그야말로 의미있고 교육적인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칠보고 2학년 김윤지 학생이 무궁화를 키우면서 느낀 생각과 감정들 정리한 글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끝없이 피어 지지 않는 꽃. 우리 민족의 근면성과 강인함을 닮은 무궁화가 품은 뜻이다. 평소 가족들과 산책하는 공원에서 해마다 열리는 무궁화 축제에 참여하고, 집 근처에 조성된 무궁화원을 둘러보며 이 꽃이 왜 우리나라를 상징하게 됐을까 궁금함을 가지게 됐다. 그러던 중 우리나라 꽃인 무궁화를 학생들이 더욱 친근하게 생각하도록 하고, 무궁화의 아름다움과 여러 품종에 대해 알리는 것을 취지로 학교에서 ‘무궁화 키우기 행사’에 참여할 학생들을 모집했다. 우리나라의 꽃에 대해 가까이에서 가꾸며 그 의미를 느껴볼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해 설레는 마음으로 참여했고, 처음 모여 무궁화를 심었던 날, 다양한 품종의 무궁화가 서로 다른 매력을 뽐내며 꽃을 피우게 될 날을 기대하게 됐다.
내가 직접 심고 키우고 있는 무궁화는 ‘수김’이라는 종인데, 붉은 꽃잎에 붉은 중심부를 가지고 있는 꽃이다. ‘수김’이라는 종에 대해 알게 되면서 무궁화는 전 세계에 250여 종이 퍼져 있으며 그 중 200여 종이 우리나라에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그 종에 따라 꽃잎과 중심부의 색과 모양이 굉장히 다양하다는 것에 매력을 느껴, 학교에서 친구들과 함께 키우고 있는 무궁화를 더욱 자세히 관찰했다. 매일 아침 등굣길, 학교 정문을 들어가자마자 자리하고 있는 나의 무궁화를 보살펴 보며 잎과 가지가 자라는 모습, 꽃봉오리가 맺히는 자리 등을 관심 있게 보며 애정을 쏟았다. 무궁화 키우기에 함께 참여하는 친구들의 꽃나무가 꽃을 피웠는데, 나의 나무에는 소식이 없어 걱정스러운 마음도 들었다.
시험기간 첫째 날인 7월 1일. 드디어 나의 무궁화에 하나의 꽃봉오리가 피어났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며 피었나니.’ 이 첫 꽃을 보기 위해 기울였던 나의 관심과 노력이 떠올랐고, 꽃나무가 하나의 꽃을 피워내기 위해 가지고 있는 힘을 모두 모아 열심을 다했을 것이라 생각하니 나의 꽃나무가 정말 대견하게 느껴졌다.
무궁화를 키우며 나라에서 법으로 무궁화를 나라꽃으로 제정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 1900년대 초 남궁억, 안창호 선생 등 선각자들이 우리 민족의 근면성과 강인함이 무궁화와 유사하다 해 우리나라의 꽃으로 정했으며, 일제 강점기 독립투사들에 의해 우리 민족의 얼과 독립정신의 상징으로 사용됐다고 한다. 고난 속에서 이에 굴하지 않고 뜻한 바를 이뤄내는 우리 민족의 모습을 닮은 무궁화가 법으로도 우리나라의 꽃으로 제정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교사라는 나의 꿈을 이뤄 만나게 될 아이들에게도 무궁화를 키우며 배웠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올바른 가치관과 강인한 마음을 가지고 스스로의 꽃을 피워낼 수 있도록 아이들에게 관심과 애정을 쏟는 미래의 나의 모습을 매일 아침 무궁화나무를 보며 그려본다.
김윤지(수원 칠보고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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