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맡길 곳 없어 연차휴가 고민
인천지역 일선 초등학교들이 개천절 하루 뒤인 4일을 재량 휴업일로 지정하면서 어린 자녀를 둔 맞벌이 부모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지역 내에서 오는 4일을 재량 휴업일로 지정한 초등학교는 전체 264곳 중 65.5%인 173곳이다.
남동구에 사는 이모씨(39·여)는 최근 초등학교 3학년 아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10월 4일을 재량 휴업일로 지정한다는 가정통신문을 받았다. 하지만 마땅이 아이를 맡길 곳이 없던 이씨는 고민에 빠졌다.
결국 휴가를 내고 아이를 돌보기로 한 이씨는 “재량휴업일마다 직장에 연차를 내는 것이 눈치보이지만, 결국은 쉴 수 밖에 없다”고 했다.
미추홀구에 사는 최모씨(34)는 지난해 재량휴업일 당시 아이가 혼자 있던 모습을 본 후 올해는 직접 아이를 돌보기로 했다.
최씨는 “집에 설치된 CCTV로 아이가 혼자 밥을 먹는 모습을 보다가 직장에서 울음이 터졌다”며 “아내가 휴가를 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이번에는 내가 내고, 다음에는 아내가 내는 식으로 정했다”고 말하며 한숨을 쉬었다.
시교육청은 재량휴업이 각 학교의 사정에 따라 지정하는 휴일이기 때문에 관여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재량 휴업일은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사전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각 학교가 정한다”며 “반대하는 학부모는 사전 설문조사에서 의견을 표출하는 것 말곤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김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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