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참 좋은 계절이다. 눈부신 아침 햇살, 싱그런 바람, 깨끗하고 파란 하늘, 형형색색 고운 단풍이 아름다운…. 그리고 오곡이 열매 맺고, 온갖 과일이 풍성하게 익어가는, 마음마저 풍요로움이 가득하다.
그러나 건강의 측면에서 보면 가을은 조심해야 할게 참 많은 계절이다. 아침저녁 일교차가 커지면서 알레르기성 비염, 유행성 감기 등으로 고생하는 분들이 많아진다. 더운 여름에서 추운 겨울로 가는 과정의 가을은 급격한 기온 차로 인해 몸의 저항력이 떨어져 각종 알레르기 질환의 증상이 심해지고, 감염성 질환에도 감염되기 쉬운 까닭이다.
또한, 급격히 건조해진 날씨와 미세먼지의 유입도 늘어서 기침, 천식, 모세기관지염 등 호흡기 질환으로 고생하는 분들이 많아진다. 차가운 온도와 낮은 습도의 영향으로 유독 피부가 건조하고 가려우며 피부질환자는 증상이 심해진다. 모발의 생장주기 중 생장기 모발이 많은 봄과 반대로 퇴행기 모발이 많은 가을에는 탈모도 촉진되는 경향이 있다.
한편, 천고마비의 계절답게 식욕이 증가하고 살이 찌기 쉬운데, 그 이유는 기온에 다른 신체변화 때문이다. 기온이 떨어지면 인체는 체온유지를 위해 신진대사가 활발해지고, 이때 소화기능이 활성화되면서 공복감과 함께 식욕이 증가한다. 또 야외활동이 증가하여 에너지 소비가 증가하고, 식욕 중추가 자극받는 이유도 있다.
가을철 일조량의 감소는 인체 내 호르몬 분비체계에도 영향을 미쳐 에너지 부족, 슬픔, 과식, 과수면을 유도하는 멜라토닌의 분비를 촉진해 몸과 마음이 가라앉고 우울해진다. 또한, 일조량 감소로 인해 비타민D가 적게 생성되어 남성호르몬(테스토스테론)이 줄어들고, 결과적으로 남성들의 쓸쓸함이 더 커지기도 한다.
그러므로 가을철 건강을 지키려면, 따뜻한 물을 자주 마셔 건조해지는 외부 공기로 인해 소실되는 수분을 수시로 보충해 주어야 한다. 여름철과 비교하면 열량의 소모가 점점 줄어가므로 고열량식을 줄이고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 음식물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
햇볕이 좋을 때는 충분한 야외 활동을 통해 신체 활력 지수를 높이고, 가을철 보약을 통해 면역력의 균형을 맞춰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예로부터 계절별 보약이 따로따로 존재하는데, 특히 가을철 보약은 겨울을 준비하기 위한 필수 아이템이다.
윤성찬 경기도한의사회 회장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