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청 UPS 화재 사고 2개월 지났는데… 내부 전력망, 여전히 재난에 취약

한 공간에 전산장비 설치 집중돼
여러 장소 분산작업 등 개선 절실
市 “공간·예산부족, 어려움 있어”

지난 8월 수원시청 서버 등에 전력을 공급하는 UPS(무정전 전원장치)실에서 불이 나 6시간 넘도록 시청 전산망이 마비된 가운데 사고 2개월이 지난 현재 여전히 재난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 공간에 전력망이 집중돼 있는 현 구조에 대한 ‘전력망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내부 지적이 나오고 있다.

8일 수원시에 따르면 염태영 수원시장은 지난 8월18일 ‘시청 별관 UPS 배터리 소실’ 사고가 발생하자 재발 방지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염 시장은 당시 배터리 소실로 인해 6시간 넘게 시청 서버가 마비되자 “UPS 유지ㆍ관리 체계를 전체적으로 점검하고, 더 체계적이고,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라”고 했다.

그러나 2달이 지나도록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된 전력망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이후 문제가 된 UPS의 노후화된 배터리를 교체하고 메뉴얼을 강화하는 등 시 자체적으로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한 공간에 설치된 전력망 구조 탓에 재난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내부 지적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시청 서버 등에 전력을 공급하는 UPS실 내 배터리(용량 150㎾) 2개는 33㎡ 규모의 공간에 설치돼 있다. 이 가운데 1개의 배터리라도 문제가 발생하면 전력 공급에 영향을 주는 구조다.

특히 시청 내부에서는 2008년 72대에 머물던 서버급 이상의 전산 장비(본청 기준)가 올해 343대까지 늘어나면서 전력망 분산 작업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시 관계자는 “UPS실의 경우 환기가 잘 되는 여러 장소에 분산ㆍ설치하는 게 가장 안정적이다”라며 “현재 지하 1층에 위치해 있는데다 전력을 공급하는 배터리가 집중돼 있어 구조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시청 내에 공간은 물론 예산까지 부족해 현 상황에서는 어려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정민훈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