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 애스트로스가 18일(한국시각) 뉴욕 양키스를 상대로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쉽(ALCS) 4차전에서 승리하며 2년만의 월드시리즈 진출에 1승만을 남겨뒀다.
내일 오전 8시8분 ALCS에서 5차전 경기가 열리는 가운데 양키스는 좌완 에이스 제임스 팩스턴(30)을, 휴스턴은 올 시즌 메이저리그 최고의 투수 중 한명인 저스틴 벌랜더(36)를 선발로 예고했다.
팩스턴은 매년 잔부상에 시달리며 올해도 150과 3분의 2이닝 소화에 그쳤지만 평균구속이 95.5마일(154㎞)에 이르는 속구와 너클커브를 앞세워 186개의 삼진을 솎아내며 평균자책점 3.82를 거둔 투수다. 이번 가을야구에서도 두 차례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삼진 11개를 잡아내면서 건재한 구위를 과시했지만 이닝소화를 비롯한 투구내용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경기가 열리는 양키 스타디움에서 통산 83이닝동안 평균자책점 3.58에 피안타율 0.218로 준수한 모습을 보였고 휴스턴을 상대로도 80과 3분의 2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3.24로 선전했지만 올 시즌은 재미를 보지 못했다. 정규시즌에서 휴스턴을 상대로 두 차례 선발 등판해 4이닝 5실점, 5이닝 1실점을 거뒀지만 가을야구에서의 페이스가 좋지 못하다. 더욱이 휴스턴 타선에는 중심타자인 호세 알투베(2루수ㆍ피안타율 0.344)와 카를로스 코레아(유격수ㆍ피안타율 0.435), 마이클 브렌틀리(외야수ㆍ피안타율 0.318) 등 팩스턴에게 강한 우타자들이 즐비해 어려운 승부가 될 전망이다. 또, 시즌 내내 팀의 강점으로 꼽히던 불펜진이 가을야구에서는 들쭉날쭉한 모습을 보이는 점도 불안요소다.
반면 ‘케이트 업튼의 남편’으로도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벌랜더는 올 시즌 무려 223이닝을 투구하며 평균자책점 2.58을 기록해 메이저리그 최우수 투수에게 주는 상인 사이영 상에 가장 근접해 있다. 지난 2006년 풀타임 선발투수로 처음 활약하던 당시 감독이었던 짐 릴랜드가 “160㎞를 던지는 투수들은 많이 봤지만 1회부터 9회까지 계속 160㎞를 던지는 투수는 처음 봤다”라고 평했을 정도로 속구의 위력이 절륜하다. 30대 중반이 된 올해도 속구 평균구속이 94.7마일(약 152㎞)로 건재한데다 지난달 1일에는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원정경기에서 120구 14탈삼진 1볼넷 노히트노런을 기록하며 절정에 오른 기량을 뽐냈다. 가을야구에서도 3일만 쉬고 등판한 지난 8일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경기에서는 3과 3분의 2이닝 4실점으로 체면을 구겼지만 1일 경기에서는 7이닝 1피안타 무실점, 양키스와의 지난 13일 경기에서도 6과 3분의 2이닝 2실점으로 건재함을 과시했다.
경기가 열리는 양키스타디움에서의 성적이 65이닝 평균자책점 4.02로 인상적이진 않지만 이번 등판한 4일 휴식 후 등판하는 경기라 기대를 모은다. 아울러 현재 양키스 라인업에 있는 타자 중 내야수 DJ 르메이휴(피안타율 0.353)와 디디 그레고리우스(피안타율 0.292)를 제외하면 벌랜더를 공략했다고 말할만한 타자가 없다. 더욱이 지난 경기에서 소속팀 휴스턴은 흔들리던 선발 잭 그레인키 대신 라이언 프레슬리, 조 스미스 등 특급 불펜을 조기 투입해 승리를 낚은 바 있다. 벌랜더 외에 등판할 투수들의 면모가 화려하다보니 양키스 타선이 이를 공략하기는 매우 어려워보인다.
벼랑 끝에 몰린 양키스와 왕조를 이어나가려는 휴스턴의 맞대결에 전 세계 야구팬의 이목이 쏠린다. 이번 시리즈의 승자는 류현진의 소속팀 LA다저스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꺾은 워싱턴 내셔널스와 월드시리즈를 7전 4선승제로 치른다.
권오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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