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때는 말이야>
‘Latte is horse’라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있는가. 근래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며 방송 광고에까지 등장했던 말이다. “나 때는 말이야”라는 선배들의 입버릇을 일컫는 젊은 세대의 은어이며, 자고로 가정이나 조직 내 연장자들이 자주 사용해 온 숙어이다. 작은 조직의 장을 맡은 나도 심심치 않게 사용하고 있음을 깨닫곤 한다.
경험에서 얻은 지혜를 가볍게 여길 수는 없지만 젊은 세대와 이들이 추구하는 소비트렌드는 latte(나 때)나 세대갈등을 운운할 여유도 없이 우리 기업들에 기민한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작년 말부터 서점가 베스트셀러였던 <90년생이 온다>에서 작가 임홍택은 90년생(20대부터 30대 초반까지)들의 특징을 간단, 솔직, 재미 등으로 정리한다.
젊은 소비자들은 우수한 상품과 서비스라도 이용하기 복잡하다면 단호히 외면하는 성향을 보인다. 이들은 인터넷상 3분짜리 화제의 동영상도 다 보기 전에 댓글부터 읽고 내용을 짐작하는 세대이다. 포장을 뜯는 즉시 사용할 수 있어야 좋고, 복잡한 절차는 없어야 한다. 우리 기업의 제품이 기능, 사용, 포장, 주문, 배송, AS의 측면에서 젊은 고객들로 하여금 피로감을 느끼게 하고 있지 않은지 점검해야 한다. 제품과 서비스는 직관적이고 단순할수록 좋으며, 이러한 변화는 각 기업의 CEO가 아닌 20대 직원의 아이디어를 통해 실현 가능성이 커진다.
젊은이들은 자신들 스스로 솔직함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기업과 사회도 자신들에게 정직하라고 요구한다. 이들은 모바일을 통하여 세계 곳곳의 제품 판매가격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는 세대이다. 한국제품을 해외쇼핑몰에서 더 싸게 팔거나 온·오프라인 매장의 가격이 다른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제품의 사소한 결함에 대해서도 기업이 최고의 성의를 다해 해명하고 바로잡기를 요구한다. 기업의 가격정책 및 보증·보상프로그램 등 수익관리 및 고객관리 시스템을 재정비해 보아야 하는 이유이다.
마지막으로 제품과 홍보활동에 재미가 필요하다. 최근 TV광고는 광고의 마지막 순간까지 무슨 광고인지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 화려한 영상이나 궁금증을 유발하는 스토리가 전개되다 마지막 단 몇 초간 상품이나 서비스가 노출된다. 이른바 ‘붙잡아 두기’이다. 젊은 세대는 흥미로운 대상에만 그들의 시간을 투자한다. 재미를 제공하여 그들의 시간을 얻어야 우리 제품을 광고할 아주 짧은 시간을 얻을 수 있다.
혹시 아직 이 글의 제목이 이해가 되지 않는가. 그렇다면, 당장 가정이나 회사의 젊은이와 식사 약속을 잡아 훌륭한 음식을 대접하시기 바란다. 그들의 목소리를 경청해 볼 타이밍이다.
이창선 한국무역협회 경기북부지역본부장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