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기부 스펙 전락한 ‘독서 활동’

독서는 심신을 수양하고 교양을 넓히기 위해 책을 읽는 일을 의미한다. 과거 우리나라 사람들은 일찍이 문화와 예술을 사랑해 집을 나가서는 천하의 뜻있는 벗들과 사귀고, 집에 들어와서는 옛 성현들의 책을 읽는 것을 미덕으로 여겨왔다. 이것을 ‘독서의 의미’라 할 수 있다. 하지만 현대의 독서를 보면 그런 모습을 찾기 어렵다.

특히, 청소년들에게 독서는 지식과 어휘력을 기르는 데에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이고 이 이외에도 많은 이점이 있어 청소년들의 학습능력에도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하지만 이 독서량은 해를 거듭할수록 줄고 있고, 독서의 의미조차 선명치 못해 과거와는 사뭇 다른 독서의 의미를 가지게 됐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개인의 소양을 위해서가 아닌 자신의 생기부에 값어치를 더 높여줄 책만을 찾아다니며 읽고 있다. 이러한 행동이 잘못됨을 지적하는 건 아니지만, 긍정적인 현상이라고도 할 수 없는 어찌 보면 위험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고, 과거의 독서 의미가 얼룩져가고 있다 표현할 수 있다. 대부분의 청소년들이 이 행동을 계속하게 하는 데에는 그렇게 만드는 원인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줄어든 독서량의 원인은 학생들이 처한 상황에서 시작된다. 학생들은 좋은 학교에 진학하기 위해 열심히 달려가고 그 끝에는 3년 동안 노력의 결과인 성공, 또는 실패가 있다.

시간이 갈수록 촉박해지고 많은 활동 내용들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내야 하는 대한민국의 중ㆍ고등학생들이 자신의 흥미를 위해 읽는 책이 아닌 생기부를 위한 책을 찾아 읽게 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야지 자신의 생기부가 더 돋보이고 값어치가 올라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생기부에 독서활동을 넣는 것 또한 잘못된 제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3년 동안 자신이 무엇에 흥미가 있었고, 지식과 교양을 쌓기 위해 노력한 행동이 무엇인지 나타나고, 면접에서 책에 대한 질문과 답변이 오고 가면 그 학생의 가치관, 생각의 깊이와 역량이 숨김없이 드러나는 학생을 가려내기에 좋은 항목이기에 부정적으로 평가할 수는 없지만 기재된 독서량으로, 책의 제목으로 학생을 평가하는 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고양 덕이고 1 서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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