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스포츠계의 두 톱니바퀴

지난 10일 제100회 전국체육대회가 막을 내렸다. 경기도는 18연패에 도전했지만 2위에 머물렀다. 대한민국 체육 100주년을 기념하는 대회였던 만큼 아쉬움도 크다.

최근 스포츠 선수들의 미투운동 동참으로, 체육계 비리가 공론화되었다. 이에 정부는 스포츠혁신위원회를 구성해 엘리트 스포츠 시스템 개선과 선수 육성체계 선진화를 위한 권고안을 마련했고, 지방정부와 교육청은 클럽스포츠 활성화를 대안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5년간 경기도 내 운동부가 해체된 학교는 200여 곳에 달한다. 날이 갈수록 선수층이 얇아지고, 비인기 종목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심각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체육 지도자와 선수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는 정책추진은 선수 육성체계의 근간을 흔들고, 국가 스포츠 경쟁력을 약화시킬 우려가 크다.

또한, 운동부 해체는 운동을 지속하려는 학생선수들이 안전한 학교 울타리를 벗어나 제2의 범죄와 안전사고에 노출될 위험 또한 높다.

체육계 비리는 반드시 근절되어야 한다. 특히 청소년 선수 보호에는 더욱 그러하다. 체육계 지도자의 범죄와 비위행위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리고 체육 꿈나무들의 인권과 학습권 보호를 위한 시스템 구축 또한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

아울러 일부에서 제기되는 ‘운동부 학생들로 인해 일반 학생들이 피해를 본다’는 선입견에 대해서는 정부와 지자체, 경기도교육청 차원의 예산지원과 정책대안 마련을 통해 교육현장의 갈등을 최소화해야 한다.

학교는 일반학생들뿐만 아니라 학생선수에게도 가장 든든한 울타리다. 또한, 청소년들이 인성을 쌓고,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사회화의 공간이다. 수많은 특성화 학교가 기숙사를 운영하는 것처럼, 학생선수의 열악한 합숙소 생활환경 개선방안도 함께 찾아가야 한다.

BTS와 같은 세계적인 아이돌을 탄생시킨 연예기획사의 체계적인 훈련시스템은 대한민국의 강점으로 꼽힌다. 스포츠도 마찬가지여야 한다. 제2의 손흥민, 이강인을 꿈꾸는 학생선수들이 마음껏 훈련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세계 속에서 당당히 경쟁할 수 있다. 생활체육 저변확대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스포츠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학교는 학생들의 울타리가 되고, 의회와 정부는 학생선수들을 지원하는 보호자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은 맞물려 돌아가야 하는 숙명의 두 톱니바퀴이다.

안혜영 경기도의회 부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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