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기술을 가지고 밖으로 나가보시라

외국에 나가서 생활하면서 그 나라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다보면 우리 한국이 세계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상을 새삼 실감하게 된다. 우리 대한민국이 핸드폰, TV 등의 전자제품, 자동차 분야에서 기술선진국이라는 평가가 각인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어깨가 으쓱하는 대목이다. 이는 끊임없이 진화 발전하는 기술 분야에서 다른 나라와 경쟁하면서 오랜 세월 동안 갈고닦으며 쌓아올린 수많은 한국 기술인들의 땀의 결과물인 것이다.

키르기스스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여러 나라에서는 한국의 기술을 유치하고자 정부와 민간 차원에서 신기술이나 전통 기술을 가리지 않고 적극적인 구애의 손짓을 하고 있다. 이들 나라들은 공산주의 종주국, 소련이 붕괴된 이후 독립한 지 30년이 채 안된 신생 국가에 속하는 나라들이다. 신생 국가들이라서 성장 에너지가 도처에서 분출하고 있다. 잘만 접근하면 우리 중소기업 사장님들에게 있어서 언젠가는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는 곳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우리나라 중소상공인들이 이 지역에 관심을 보여 이미 진출해 있거나 새롭게 진출을 꾀하고 있다. 그러나 이 지역에서 성공한 사례보다 쓴 맛을 보고 실패하여 사업을 접고 철수한 케이스가 많은 게 현실이다. 이를 자세히 들여다보니 물건만 갖다 판 사람들은 그 나라의 복잡다기한 유통망의 장벽과 비즈니스 문화에 대한 몰이해 때문에 좌절의 쓴 맛을 본 사람들도 있다. 반면에 자동차 중고부품을 한국에서 헐값에 가져다가 현지에서 수리하여 판매하는 사례처럼 자기만의 기술을 가지고 사업에 접목시킨 경우에는 알차게 성공 스토리를 쓰고 있는 사장님들도 적지 않다.

국내 내수경기가 장기 침체국면에 빠져 있는 작금의 현실에서 우물 안 개구리마냥 국내에만 시야를 좁혀놓고 살면 답이 안 보인다. 정부의 경제정책을 탓하고 대통령을 원망한다고 떡이 나오는 것도 아니요 빵이 하늘에서 떨어질 리 만무하다. 발등에 떨어진 불은 자기 스스로 꺼야 하는 게 기업가 정신이다. 눈을 밖으로 돌리면 그런 시장들은 세상에 널려 있다. 낯선 외국 땅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외국어 소통능력 부족에 대한 자신감 결여가 장애 요인이기는 하지만 한국인 특유의 저돌성과 현지 적응 능력만 있으면 이 문제들은 어렵지 않게 해결 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바깥 세상에 대해 너무 두려워하지 마시기를 바란다. 자기 기술을 가지고 미개척지 해외로 진출해 보시기를 바란다. 한국에서는 사양산업으로 천덕꾸러기 취급받는 기술이 그곳에서는 크게 대접받기 때문이다.

장준영 前 경기신용보증재단 상임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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