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도킨스, 대니얼 데닛…4명의 사상가들이 말하는 <신 없음의 과학>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상가 4명이 모였다. 리처드 도킨스와 대니얼 데닛, 샘 해리스, 크리스토퍼 히친스. ‘네 기사’라고 불리는 이들은 2007년 워싱턴DC에서 무신론자로서 현대 무신론에 시동을 걸 대담을 했다. 이들 4명의 무신론자는 ‘우주를 만든 초자연적 창조자가 있는가’부터 ‘성경과 코란이 모든 것을 아는 자의 산물이란 증거가 무엇인가’ 등 무신론을 주제로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눠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신 없음의 과학>(김영사 作)은 과학과 종교에 대한 이들 4명의 학자의 대담 내용을 엮었다.

이들은 무신론이란 토대를 공유하면서도 서로 의견이 갈린다. ‘모든 종교가 똑같이 해로운가’라는 물음에 대해 크리스토퍼 히친스는 “종교는 이성보다 믿음을 선호한다는 점에서 거짓이다. 잠재적으로는 똑같이 위험하다”고 주장하지만, 샘 해리스는 “이슬람교의 비호 아래 일어난 아수라장에 비해 미국에서 낙태 시술을 한 의사를 죽인 사람은 10년 동안 단 두 명”이었다며 “몇 가지 문제에서는 종교인을 우리 편으로 만들 수 있다”라며 이견을 나타낸다.

책은 과학과 종교에 대한 가장 근본적인 질문들과 정면으로 대결하면서 신과 믿음, 종교적 가르침 영역 밖에서의 도덕과 영성에 대한 문제, 신앙을 가진 사람들과의 논쟁, 진정으로 윤리적인 삶을 구성하는 요소 등 다양한 주제로 흥미진진한 대화를 이어나간다. 이들이 이야기하는 바는 명확하다. 우리를 둘러싼 세계에 대한 모든 현상은 무조건적인 믿음이 아니라, 인간의 논리와 이성으로 충분히 납득하고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종교에 대해 비판적인 의식만 있지는 않다. 리처드 도킨스는 “교회가 텅 비는 것을 보고 싶다”고 말하면서도 “성경에 대한 무지는 보고 싶지 않다. 성경을 모르면 문학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다. 대니얼 데닛도 “의미 있는 것에 주의를 기울이며 살아가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큰 차이가 있다”며 “그동안 이를 분명하게 지적한 것은 종교밖에 없었다”고 덧붙인다.

네 명의 사상가들은 그동안 상식이라 불리던 사고방식에 문제제기를 하면서 개인의 성찰을 자극한다. 이를 통해 지적 탐구가 보여줄 수 있는 최상의 모습으로 현대 무신론을 이루는 가닥들이 얼마나 다채로운지를 낱낱이 살펴볼 수 있다.

값 1만4천800원

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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