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의 5할은 감독의 몫이라는 얘기가 있다. 어떤 선수를 어떻게 기용하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선수단 한 명 한 명의 진면모를 알아야 하고, 또 그러기 위해서는 그 선수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해야 한다. 세계 최고의 축구 리그 중 하나인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의 토트넘 핫스퍼를 맡은 명장 조제 뮤리뉴는 이를 실천하는 대표적인 감독이다. ‘스페셜 원’으로 불리는 뮤리뉴 감독은 1년 가까운 야인 생활을 청산하고 위기에 빠진 토트넘의 감독을 맡았다. 그리고 기적과도 같은 3연승으로, 10위권 밖에 머물던 팀을 단숨에 5위까지 끌어올렸다. 그리고 그동안 폼을 잃었던 델리 알리의 부활과 ‘만능키’ 손흥민 선수의 월드클래스 진가를 더욱 널리 알리게 하고 있다. ‘반등’의 역사를 새로이 써 내려가고 있는 것이다.
▶조직에서 팀장의 역할은 축구 감독과도 같다. 팀원들의 면모를 하나하나 분석하고, 최적화된 상황에서 그들의 진가를 끌어내 최고의 퍼포먼스를 창출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누구는 ‘칭찬’에 춤을 추고, 누구는 ‘소통’에 웃음 짓는다. 나를 알아주는 상사를 만났을 때 자신을 100% 넘어서는 활약을 펼칠 수 있다는 말이다. 반대로 팀원들의 심리적, 대내외적 상황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 채 지속적으로 그들에게 기름을 부어 결국 폭발하게 만드는 팀장도 있다. 이 팀의 운명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불화와 대립 속에서 결국 팀 전체가 와해되는 결론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경제는 어떤 팀에서 어떤 팀장과 함께 하고 있는 것일까. 경제팀장은 “올바르게 잘가고 있다”고 스스로 팀을 진단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팀원들의 생각은 다르다. 20여 년 전 IMF 사태 때보다 더 어렵다는 진단을 내리고 있다. 팀장과 팀원들 사이에 이미 소통은 사라진지 오래다. 경제성장은 더디고, 물가는 다시 오르고 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이 떠안는 모양새다. 우리의 경제는 결국 ‘불행역’에 종착하게 되는 것인가.
조제 뮤리뉴는 축구에 있어서 이미 명장 반열에 올라서 있다. 그래서 더욱 특별한, ‘스페셜 원’으로 추앙받는 것이다. 이제 우리나라에도 ‘스페셜 원’이 등장할 때다. 반등 없는 우리 경제에 ‘챔피언스리그 진출’이라는 쾌거는 절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김규태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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