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연탄에 담긴 사랑

새로운 기대와 희망으로 시작한 2019년도 이제 보름 남짓 남았다. 12월이 되면 올해를 잘 마무리하고 새로운 한해를 맞이하는 우리의 마음이 조금 더 여유로워진다. 주위를 돌아보고 감사와 사랑을 나누는 시간을 많이 보내려고 한다.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려는 계획을 세우거나 추운 겨울을 힘겹게 보내야 하는 이웃을 위한 기부활동에 참여하기도 한다.

기관이나 단체에서도 다양한 나눔과 기부활동을 한다. 대표적으로 쌀과 김장김치 등을 어려운 이웃에게 배부하고 연탄 배달 등의 봉사 활동을 하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이제는 추억의 시간에서나 찾을 수 있는 연탄을 아직도 추운 겨울을 보내기 위한 난방의 도구로 사용하는 어려운 이웃들이 있다. 난방시설별 가구 통계에 의하면(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 2015 ) 전국의 난방 시설별 가구는 1천911만1천731가구인데 이 가운데 연탄보일러는 16만45가구이고, 연탄아궁이는 1만3천987가구였다. 둘을 합친 연탄 연료를 사용하는 가구는 17만4천32가구다.

연탄아궁이에는 2장의 연탄이 들어가고 12시간마다 갈아주어야 하므로 한 달에 사용하는 연탄은 60장이고 1장당 800원 정도하는 연탄을 사는 가격이 한 달에 최소 4만8천원이 소요된다. 연탄보일러나 연탄아궁이를 사용하는 가구 대부분은 고지대에 사는 노인이나 쪽방촌에 사는 1인 가구도 많아서 연탄을 구입하는 비용도 꽤 부담스러울 것이다. 그래서 다양한 단체나 기관에서 겨울이 시작되면 연탄을 나르는 봉사활동을 많이 한다.

하지만, 실제로 연탄은 여름에 배달해서 가을, 겨울을 지나면서 바짝 말려서 사용해야 에너지 효율이 더 높다. 연탄 배달 봉사는 주로 겨울을 시작하는 시기에 주로 이루어진다. 연탄은 다른 난방 연료보다 경제적으로도 효율적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연탄은 1장에 3.5㎏로 가볍지 않은 무게이다. 연탄불을 꺼지지 않게 하기 위해 시간을 맞춰 연탄을 갈아 주어야 하며 연탄을 갈기도 쉽지 않다. 타서 하얗게 변한 연탄을 버리는 일 또한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연탄아궁이나 연탄보일러를 사용하는 가정은 매우 열악한 주거환경에 처해 있기 때문에 도배, 장판 교체 등 주거환경을 개선해주거나 전기, 가스, 화재의 위험에 노출된 사항도 잘 점검해 실질적으로 주거안전을 도울 수 있는 지원도 필요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함께 사용하기에 비교적 간편한 기름보일러나 가스보일러로 교체해 주는 사업도 고려해 봄 직하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랑을 나누는 많은 사람이 있기에 추운 겨울을 지내지만 우리들의 마음은 따뜻한 온기가 넘치는 세상이 되는 것 같다. 오늘도 추위에 떨고 있을지도 모르는 이웃이 있는지 돌아보고 사랑을 나누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최영화 수원시장애인종합복지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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