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세상을 이루는 길에 관한 이야기… 멜린다 게이츠 <누구도 멈출 수 없다>

▲ 누구도 멈출 수 없다

1993년 세계 최고 갑부 빌 게이츠와 아프리카로 약혼 여행을 떠난 멜린다 게이츠. 그곳에서 그는 빈곤의 처참한 현장을 목격한다. 이후 가정주부로 살던 1997년, 아프리카의 빈곤과 질병 문제를 다룬 기사를 접하게 된다. ‘어째서 세계의 빈곤은 사라지지 않는가?’

빈곤의 현장을 찾아 세계를 바꾼 멜린다 게이츠의 담대한 여정을 담은 <누구도 멈출 수 없다>(부키刊)가 출간됐다.

2000년 ‘빌 앤 멜린다 게이츠 재단’을 설립한 멜린다는 진짜 빈곤의 원인과 현장을 찾아 전 세계를 누빈다. 전 세계의 과학자, 행동가들도 모았다. 재단 최고책임자로서 그는 말라위, 니제르, 케냐, 인도 등 질병과 빈곤으로 고통받는 빈곤국가 현장을 직접 방문해 그곳 사람들에게 필요한 게 뭔지 살폈다. 무엇보다 해당국이 제공하는 통계 숫자는 신뢰하지 않았다. 자신의 경험과 재단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즉각적이고 확실한 해결책을 찾아냈다.

세계 곳곳을 누빈 멜린다는 어린이 백신 사업 못지않게 피임약을 보급하는 것이야말로 빈곤을 해결하고, 여성 해방에 가장 필요한 수단임을 알게 된다. 여성들이 임신과 출산, 육아를 일정기간 자신의 의지대로 조율하고 기간을 둘 수 있다면 더 높은 교육을 받고, 돈을 벌 수 있다. 또 건강한 아이를 낳아 다음 세대에 가난을 대물림하는 데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

책은 그렇게 찾아낸 세계 빈곤 퇴치의 핵심인 가족계획, 무급노동, 조혼, 여자아이 교육, 직장 내 성 평등 문제 등 9가지 문제를 다룬다.

멜린다의 주제는 단순히 가난과 빈곤에 머무르지 않는다. 여성의 권한 강화를 가로막는 각종 제약이야말로 그동안 세계를 빈곤과 질병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했던 원인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젠더 평등이 모든 사회에서 구현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며, 평등사회를 위해 세계인이 힘을 보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자선과 세계 빈곤을 주제로 했다고 해서 결코 감동적인 드라마만 녹이지 않았다. 멜린다가 전문가들과 직접 만들고 축적한 탄탄한 데이터 역시 방대하다.

저자 멜린다 게이츠는 빌 앤 멜린다 게이츠 재단의 공동의장으로서 재단의 방향성과 우선순위를 설정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에 입사해 10년간 멀티미디어 제품 개발 업무를 담당하다가, 가족과 자선사업에 더 집중하고자 회사를 떠났다. 이후 2000년 남편과 함께 빌 앤 멜린다 게이츠 재단을 설립하면서 세상에 다시 등장했다. 값 1만8천원

정자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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