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가 2%대 저성장의 늪 속으로 빠질 우려가 커지면서 성장잠재력이 큰 신성장 동력 산업을 발굴ㆍ유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경기도 구리시가 10여 년 전부터 추진해 온 GWDC(구리월드디자인시티)조성 사업은 HD산업을 한국에 유치해 한국이 아시아의 디자인 허브 국가로 부상한다는 야심 찬 목표하에 지난 2015년 국토부에서 사업부지에 대한 조건부 그린벨트 해제 의결을 마치고 행안부의 투자심사를 받았다. 하지만, 필자인 당시 민주당 소속 구리시장이 선거법 위반혐의로 당선무효형이 확정돼 시장직에서 도중하차, 현재까지 4년 동안 멈춰 있다.
최근 GWDC 사업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HD산업이 높은 고용창출을 동반하는 새로운 성장동력 산업이기 때문이다. 미국 미디어 그룹 Nielsen의 타당성 보고서(Feasibility Study)에 의하면, 전 세계 HD산업의 70%가 일어나는 아시아 지역에서 연간 3천억 달러(약 360조 원)의 엄청난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우리나라 수출 주력품목인 메모리 반도체 시장규모(연간 1천500달러 정도)의 두 배를 뛰어넘는다.
HD산업은 호텔ㆍ레스토랑ㆍ리조트ㆍ크루즈선 등 고급 건축물의 모든 건축 및 인테리어 내장재 등을 디자이너가 선택한 사양서(Spec Book)에 따라 고유의 디자인으로 제작ㆍ생산 전시ㆍ판매 유통한다. MICE 산업과 융복합 되어 더욱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GWDC 사업의 핵심적 구성 요소는 아시아 전체를 커버하는 디자인센터에 미국의 건축ㆍ디자인 관련 기업들 2천여 개 브랜드가 입주하며, 컨벤션 센터에서 연간 24회 이상의 국제적인 건축, 인테리어 디자인 엑스포가 열려 연간 100만 명 이상의 외국 비즈니스맨들의 방문으로 디자인ㆍ서비스 산업 분야 양질의 일자리 7만 6천 개를 창출하는 것이다. 호텔(3개), 관광 등 서비스 산업도 획기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모멘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2천여 개 미국계 기업 임직원 등 최소 3천 세대 이상의 미국 시민권자(국민)들이 워커힐 인접 한강변에 집단 거주하면서 미국 학생들을 위한 초ㆍ중ㆍ고등학교, 즉 국제학교가 유치되는 등, 아시아 최초의 ‘아메리카 타운’ 또는 ‘Little America’가 서울 한강변에 들어서 21세기 한미동맹의 대표적 상징성을 갖게 되고, 경제ㆍ외교 안보 면에서도 큰 의미를 가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다만, 기초단체가 추진하기에는 규모나 내용 면에서 너무 심오하다. 이제부터라도 중앙정부와 경기도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절실히 요청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박영순 前 구리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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