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과 함께하는 토론토 동료들…“재능 넘치는 2세들…수비는 더 다듬어야”(내야수편)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2)이 지난 23일 토론토 블루제이스행을 발표하면서 ‘블러드볼’(혈통 중심의 선수 육성)의 대명사로 불리는 토론토 내야진에 팬들의 관심이 쏠린다.

지금까지 역대 코리안리거들의 소속팀 내야수들은 실책을 저지를 때마다 네티즌의 큰 지탄을 받곤 했다. 토론토의 야수진은 지난해 UZR(수비지수) -65를 기록하며 리그 전체 17위에 그쳤다. UZR은 리그 평균이 0이라고 가정한 수치로 토론토 야수진의 형편없는 수비에는 내야진의 비중이 컸다는 평이다. 그럼에도 빅리거 아버지를 둔데다 아직 90년대 중후반생으로 구성된 토론토 내야진의 미래는 밝은 편이다.

토론토 내야진의 선두주자로는 3루수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20)가 손꼽힌다. 게레로 주니어는 빅리그에서 16년간 통산타율 0.318에 449홈런을 때려내며 지난해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블라디미르 게레로(44)의 아들이다. 우익수였던 아버지와 달리 3루수로 뛰고 있는 그는 올해 데뷔하기 전부터 ‘호부 밑에 호자’, ‘이미 메이저리그 정상급 기량을 갖고 있는 유망주’라는 평을 들으며 화려하게 빅리그에 입성했다. 올해 성적은 123경기 타율 0.272에 15홈런에 그쳐 기대에 미치지는 못했지만 이제 20살인 점을 감안하면 창창한 미래가 기대된다. 이를 반영이라도 하듯 통계사이트 팬그래프 닷컴에서는 내년도 게레로 주니어의 성적을 147경기 출장 타율 0.295에 25홈런으로 예상했다.

유격수 보 비세트(21)도 무시할 수 없는 선수다. 올해 시즌 중반 데뷔해 46경기만 소화하고도 사실상 토론토 내야진의 에이스로 자리 잡았다. 비세트의 아버지인 단테 비세트도 통산타율 0.299에 274홈런을 기록하며 4차례 올스타에 한 차례 홈런왕에 선정됐을 정도로 족적이 뚜렷한 선수다. '실패한 1라운더'로 평가받는 형 단테 비세트 주니어와 달리 보 비세트는 올해 타율 0.311에 11홈런을 기록하며 내년도 대박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풀 시즌을 치렀더라면 홈런 20~30개가 가능한 페이스였다. 타율에 비해 삼진이 다소 많은게 흠이지만 빠른 배트스피드는 물론 절륜한 주력도 나쁘지 않아 내년에는 20홈런 이상을 기록하는 유격수가 될 전망이다.

2루수인 케이번 비지오도 명예의 전당 2루수인 아버지 크레익 비지오(54)의 포지션을 물려받아 올해 준수한 첫 시즌을 보냈다. 타율은 0.234에 그쳤지만 출루율은 0.364로 좋은 편이었으며 홈런 16개와 도루 14개를 기록하는 등 재기발랄한 모습을 보였다. 더욱이 아버지를 닮아 2루수를 소화하면서도 멀티 포지션을 선보였으며 도루 실패가 0에 그친 점도 호평받았다.

이외에도 타율은 0.227에 그쳤지만 홈런 21개를 기록한 1루수 로우디 텔레즈(24)는 물론 과거 박찬호(46)가 LA다저스에서 뛰던 시절 마무리 투수로 활약한 ‘통산 203세이브 투수’ 제프 쇼(53)의 아들 트래비스 쇼(29)도 이번 겨울 팀에 합류해 눈길을 모은다. 특히 쇼는 빅리그 입성 이후 3루수를 주 포지션 삼으며 1루수와 2루수도 소화하며 지난 2017년과 2018년에 2년 연속 30홈런을 기록하는 등 일발장타를 갖춘 내야수로 평가받는다.

다만 이 같은 빅리거 2세들의 발목을 잡을 요인으로는 ‘수비력’이 지목된다. 비지오는 올해 1루수, 2루수, 우익수, 좌익수 등 4개 포지션을 소화했지만 그 어느 포지션에서도 안정감을 주지 못했다. 실책 개수는 5개에 불과했지만 세이버메트릭스 수치에 따르면 좁은 수비 범위와 병살 과정에서의 다소 불안정한 연결 동작으로 한계를 보였다. 아울러 비세트도 마이너리그 시절 전문 유격수보다는 2루수가 더 어울린다는 평으로 2루수와 유격수를 오가며 뛴 탓에 올해 42경기 만에 실책 7개를 기록했다. 수비 범위와 송구는 나쁘지 않았지만 포구 불안으로 7개 실책 중 5개가 포구 실책이었다. 게레로 주니어도 3루수로 뛴 96경기에서 실책 17개를 기록한데다 비대한 체형, 애매한 송구능력 등 때문에 1루수로 전향하라는 혹평을 듣기에 이르렀다.

과연 토론토 내야진의 빅리거 2세들은 알을 깨고 나올 수 있을지, 그리고 겨울 동안 수비력 개선을 이뤄내 내년 시즌 꽃 필 수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권오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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