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 우리가 몰랐던 이야기들을 고찰하다…<미국, 제국의 연대기>

우리가 각종 매체를 통해 읽고 보고 느끼는 역사가 온전히 100% 사실일까. 당장 희대의 명작으로 꼽히는 나관중의 <삼국지>도 엄밀히 말하면 <삼국지연의>로 정사와 다소 차이를 보인다. 관우의 유명한 대사인 “술이 식기 전에 화웅의 목을 가져오겠소”는 정사에서는 존재하지 않았고 조조에게 항복한 일화, 적토마 수령 등도 허구로 밝혀진지 오래다. 이만큼이나 과거의 한정된 역사서만으로 역사를 평가하는 건 위험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 가운데 역사 속 우리가 몰랐던 이야기들을 고찰하는 신간 서적들이 연달아 출간돼 역사 마니아들의 이목이 쏠린다.

<미국, 제국의 연대기>(글항아리 刊)는 미국이 세계 최강대국이 될 수 있었던 원동력을 단순히 영토의 크기, 다양한 인종, 과학의 발달 등에서 찾지 않는다. 저자인 대니얼 임머바르 노스웨스턴대 역사학과 부교수는 미국의 번영 원동력으로 전쟁, 전략, 그리고 은밀한 확장력을 지목한다. 그는 미국의 영토를 두 종류로 나눴다. 나쁜 짓을 하면 처벌을 받는 영토와 그렇지 않은 영토, 법적 규준을 준수해야 하는 영토와 그렇지 않은 영토 등이 그 예다. 전자는 북아메리카 미국 본토, 후자는 전세계에 점조직으로 퍼져 있는 다수의 미국령 섬과 제도, 기지들이다. 미국은 식민지와 미국령 등에서 다양한 자원을 획득해왔고 그곳의 사람들을 활용해 다양한 실험을 진행했다. 그리고 그곳을 기지화해 전 세계를 무력으로 제압했다. 저자는 그런 영토의 존재가 그간 미국을 얘기할 때는 잊혀졌거나 중요하게 다뤄지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국가 이미지를 위해 제2차 세계대전에서 승리하고도 식민지를 확보하지 않은 점도 최강대국이 된 원동력으로 지목된다. 당시 세계사의 트렌드에 맞게 식민지를 포기한 건 국가 이미지 제고에 큰 도움이 됐을 뿐만 아니라 기존 식민지에서만 얻을 수 있던 열대작물 제품은 플라스틱과 기타 합성소재를 이용해 대체했다. 또, 비행기, 라디오, DDT 덕분에 합병할 필요 없이 손쉽게 미국의 상품과 아이디어 및 인력을 외국으로 이동시킬 수 있어 세계화를 가장한 식민지 확장을 성공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이 같은 사실들은 세계사에서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았거나 몇몇 석학들의 잘 알려지지 않은 논문을 통해서만 접할 수 있어 더욱 이번 신간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미국을 세계 최강대국으로 만들게 해 준 군사력 외의 다양한 전략과 확장력에 주목해 보자. 값 3만5천원

권오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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