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느 집단보다 나와 가장 가깝고, 사랑하는 대상의 첫 번째로 거론되는 명사는 가족이다. 가족의 모습은 다양하다. 누군가에게 가족은 든든한 울타리이지만, 누군가에게는 때론 짐처럼 버거울 수도, 떼어내고 싶지만 떼어낼 수 없는 존재이기도 하다. 서점가에서도 가족과 가족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에 대한 책들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각각 다른 고민과 역할로 가족을 다시 한 번 생각하고, 자신의 자아를 정립해가는 신간을 소개한다. 지난해 열린 제3회 경기 히든작가 당선작들이다.
■<나대지 마라_슬픔아>
“아들아, 엄마 2년밖에 못 산대.” 아들은 답한다. “엄마, 나 제대할 때까지 꼭 기다려.”
저자가 입대를 앞둔 어느 날 엄마가 루게릭병을 진단받았다. 제대 후 저자는 어릴 적부터 꿈이었던 소방관 시험을 치지만, 백지 답안지를 제출한다. 얼마 남지 않은 엄마 곁을 지키고 싶어서다.
책은 루게릭병 엄마를 8년간 돌보고, 그 엄마를 떠나보낸 전용호씨의 애틋한 마음을 다음 수필이다. 2년밖에 못산다던 엄마는 8년을 버티고 57세의 생을 마감했다. 20살부터 28살까지 매일 엄마를 간호한 아들에게 20대의 추억은 엄마뿐이다. 때론 도망치고 싶고, 때론 감사하고, 괴로워하고 주저앉을 때도 있지만, 결국은 가족의 힘으로 화해하고 사랑을 확인한다.
책은 저자의 이야기이자 그의 엄마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서툰가족>
결혼하면 당연히 아기가 생기는 줄 알았던 저자 김혜연은 병원에서 불임 진단을 받는다. 우연히 찾아간 보육원에서 봉사활동을 하던 중 유난히 눈이 가는 ‘모찌’를 만난다. 그리고 가족으로 받아들인다. 책은 입양 가족을 주제로 했다. 난임 부부가 겪는 절망과 아픔, 아기를 입양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기쁨과 심경, 험난한 과정을 가슴 저릿하게 써내려갔다. 글쓴이는 아이가 자랐을 때 “우리 딸이 되어줘서 고맙다”고 당당히 밝힐 예정이란다. 입양을 망설이는 난임 부부에게 입양에 대한 정보와 마음가짐, 수많은 난관을 지나는 현재를 알려주고, 입양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을 하게 해준다.
■<엄마의 책장>
엄마라는 역할만큼 광범위한 일도 없다. 아이들은 엄마가 있으면 웃고, 없으면 운다. 매일 씻기고 먹이고 달래고 재우고, 그렇게 살림을 하고 부업으로 생활비를 보태며 가족을 지키다 훗날 어머님 은혜라는 칭송을 듣는다. 교육과정에도, 가르쳐 주는 학원도 없는데 그렇게 엄마들은 엄마가 되는 순간부터 역할과 책임을 짊어진다.
<엄마의 책장>은 아내와 엄마로 살아가는 저자가 독서를 통해 나를 찾아가는 과정의 기록이다. 책은 네 칸으로 구성됐다. 첫 번째 책장은 아이를 키우면서 어린 나를 만나는 저자의 어린 시절 이야기다. 단란한 가족 안에 숨어 있던 아픈 가족사도 있다. 두 번째 책장은 아내로서의 이야기다. 세 번째 책장은 엄마로 사는 이야기다. 엄마의 모습은 밖의 세계와 완전히 다르다. 육아로 삶이 완전히 바뀌면서 아픔도 컸지만, 덕분에 진정한 나를 만난다. 네 번째 책장은 앞으로 되고 있은 나에 관한 이야기. 저자는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지친 엄마들에게 말한다. “엄마라는 이름이 버거운 당신, 여기 앉으세요.”
정자연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