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디지털 노마드 세대’와 학교 교육

교단에 오랫동안 몸담다 보니 고등학생들의 변화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게 된다.

요즘 학생들의 가장 큰 특징은 스마트폰, 노트북 등의 디지털 기기를 한 몸과 같이 여기고, 이 기기들과 함께 호흡하고 생활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디지털 노마드를 꿈꾸는 세대로 볼 수 있다.

디지털 노마드(Digital Nomad)는 첨단 디지털 장비를 갖추고 여러 나라를 다니며 일하는 사람들이며, 이들은 고정된 업무 공간과 생활환경에서 벗어나 인터넷이 연결되고 디지털 장비만 있으면 커피숍, 도서관, 캠핑카 등 어디에서나 자유롭게 일할 수 있다.

현재의 학교 교육이 태어날 때부터 스마트폰을 가지고 태어난다는 디지털 노마드 세대들의 학습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갖게 된다. 에릭 슈미트(Eric Schmidt) 전 구글 회장은 학생이 교육에 맞추기보다는 교육이 학생의 학습 스타일과 속도에 맞춰, 보다 학생들이 유연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패러다임이 변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렇다면, 디지털 노마드 세대를 위해 교육현장에서는 학교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을까?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일방향적인 온라인 수업의 한계를 넘어 실시간ㆍ쌍방향 의사소통이 가능한 수업 플랫폼을 제공하고 17개 시도교육청이 참여하고 있는 교실온닷이 대표적인 예이다. 교실온닷은 ‘나를 위한 두 번째 교실, 교실이 내게 온다’라는 의미의 고등학교 정규 교육과정 과목을 이수할 수 있도록 구축된 플랫폼이다. 2019년 2학기 경기도교육청에서는 17개 과목 22개 강좌가 개설되었고, 필자가 재직 중인 S 상고는 고교 학점제 연구학교로 Y 전자과학고와 온라인 공동수업을 진행하여 학생들의 모든 가능성을 여는 교육과정을 시도하였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내용이 포함된 e학습터는 ‘꿈을 이루는 학습공간’이라는 의미로 기존에 16개 시도교육청이 개별 운영하던 사이버학습을 하나로 모아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방향적인 온라인 플랫폼이다. 2015 개정 교육과정 중심의 국어, 사회, 수학, 과학, 영어에 대해 다양한 학습 자료와 평가 문항을 제공하여 학생들의 자기 주도적 학습 능력을 향상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처럼 학교 교육은 지식 축적에 중점을 두던 과거 교육에서 벗어나 디지털 노마드 세대에게 지식을 판별하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 사회적 존재로서의 소통, 공감, 협동능력을 향상해주고자 진화하는 중이다.

김기남 삼일상업고등학교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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