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국가의 상징성과 대표성을 가장 크게 나타낼 수 있는 것이 국기일 것이다. 각국의 국기들은 각기 역사적 배경 속에서 만들어진 것임을 알 수 있다. 미국의 성조기(stars and stripes)는 미국 독립 후 1777년 만들어졌다. 유니온 잭(Union Jack)으로 유명한 영국 국기는 1707년부터 사용되어 해가 지지 않는 나라 대영제국의 상징이 되었다. 일본의 일장기는 메이지 유신 직후인 1870년, 중국의 오성홍기(五星紅旗)는 중국 공산당 정부가 들어선 1949년부터 사용되고 있다.
대한민국 국기 태극기는 어떤가. 원래 조선의 국기가 없었고, 조선이 군주를 상징하는 어기만 있었다. 신미양요 후 1882년 5월 미국과 조미수호통상조약 체결 시 조선의 국기를 만들어야 할 필요성 때문에, 고종의 명을 받아 역관 이웅준이 태극기(어기를 개조한 것으로 추정)를 만들어 조약체결식장에서 사용했다. 그 후 1910년 경술국치로 사라지고 말았다. 오늘날 태극기는 1948년 7월 12일 대한민국 제헌국회에서 국기로 공식 제정ㆍ공포되어 대한민국의 국기가 되었다.
미국에 가보면 어디를 가던 여기저기 성조기(국기)가 게양된 것을 흔하게 볼 수 있다. 가정집, 주유소, 슈퍼마켓, 공공건물 그리고 대도시 다운타운의 초고층 빌딩들의 꼭대기까지 수도 없이 성조기가 펄럭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다민족 국가이기에 더욱 그렇겠지만, 미국은 성조기 깃발 아래 하나로 뭉쳐 세계 최강대국을 자랑하고 있다.
반면, 우리의 실정은 어떠한가?
국경일에도 거의 태극기를 달지 않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국회의원, 장ㆍ차관, 시장 군수 등, 이 나라 지도층 인사들은 국경일에 그들 자택에 과연 몇 명이나 태극기를 내걸고 있을까? 이번 3ㆍ1절에 각 당에서는 실태 파악을 해서 공천심사 자료로 활용해 보면 어떨까 한다.
역사를 잊어버린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했다. 이렇게 태극기를 소홀히 취급하다가 어느 날 통일이 이루어지게 되면, 우리가 통일한국의 국기로 태극기를 강력히 주장할 명분이 있을까? 통일한국이 국기로 태극기가 채택될 수 있도록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우리는 태극기 사랑 운동을 범국민 운동으로 펼쳐나가야 하지 않겠는가?
경기도 구리시가 2010년 8월 15일 광복절을 기해서 구리시를 전국 최초로 ‘태극기의 도시’로 선포한 이래 고구려의 기상이 살아있는 아차산과 민족의 젖줄인 한강변에 대형 국기 게양대 (75m 2개, 50m 1개)를 설치하여 대형 태극기가 밤낮없이 휘날리고 있고 강변북로에는 수백 개의 태극기가 365일 게양되어 강변북로 올림픽대로 구리 암사대교 구리 포천고속도로를 통과하는 수많은 국민에게 태극기의 감동을 전파하고 있다.
제2, 제3의 태극기의 도시가 나타나야 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박영순 前 구리시장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