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2명 추가… 국내 첫 2차 감염 현실화

1명은 고양시 일대 돌아다닌 ‘세 번째 환자’ 접촉
다른 1명은 우한 방문… 광범위한 방역대책 시급
李 지사, 확진자 정보공개 범위 확대 등 정부 건의

▲ 국내 3번째 우한 폐렴 확진 환자가 음압병실에서 치료 중인 명지병원이 지난 21일부터 비상대응본부를 구성하고 선별진료소 가동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또한 환자가 입원할 경우에 대비한 병원 내 대응책도 마련했다. 의료진이 중국 폐렴 확진환자가 입원한 격리음압병실에서 보호복을 착용하고 케어하고 있다. 명지병원 제공
▲ 국내 3번째 우한 폐렴 확진 환자가 음압병실에서 치료 중인 명지병원이 지난 21일부터 비상대응본부를 구성하고 선별진료소 가동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또한 환자가 입원할 경우에 대비한 병원 내 대응책도 마련했다. 의료진이 중국 폐렴 확진환자가 입원한 격리음압병실에서 보호복을 착용하고 케어하고 있다. 명지병원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사태가 중대 국면을 맞이했다. 2명의 추가 확진자가 나타난 가운데 이 중 1명은 2차 감염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는 중국 방문을 중심으로 한 기존 방역 대책을 사실상 무력화하는 것으로, 사태 확산을 막기 위한 방역 대책도 변경될 전망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신종 코로나 확진 환자 2명을 추가 확인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로써 국내 신종 코로나 확진 환자는 6명으로 늘어났다.

다섯 번째 환자는 32세 한국인 남성으로 업무차 중국 우한시 방문을 하고 24일 귀국했다. 이 환자는 능동감시자로 분류해 관리하던 대상으로 평소 천식을 앓고 있어 간헐적인 기침이 있었다. 발열은 없었고 이날 검사에서 양성으로 확인돼 서울의료원(서울시 신내동)에 격리됐다.

여섯 번째 환자는 56세 한국인 남성으로 세 번째 환자(54세 남성, 한국인)의 접촉자다. 능동감시를 받던 중 검사 결과에서 양성으로 확인, 서울대병원(서울시 혜화동)에 격리돼 치료 중이다. 확진 환자의 접촉자 중 감염된 첫 사례다.

그동안 질병관리본부는 국내 확진 환자가 모두 해외에서 유입된 사례라며 지역사회 전파 단계가 아니라고 선을 그어왔으나 이날 여섯 번째 환자 발생으로 상황이 바뀔 전망이다. 그동안 중국 방문력을 기초로 한 방역 대책보다 훨씬 더 강력하고 광범위한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여섯 번째 환자는 세 번째 환자의 밀접 접촉자도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세 번째 환자의 접촉자는 총 95명, 이 중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사람은 2명에 불과하다. 특히 자택에 ‘자가 격리’되는 밀접 접촉자가 아니었던 여섯 번째 환자의 접촉자도 적지 않을 것으로 추측된다. 현재 고양 명지병원에서 치료 중인 세 번째 환자(당초 중국 우한시 거주)는 20일 귀국, 22~23일 서울시 강남구 일대를 돌아다녔고 24~25일에는 서울시와 고양시 일산지역에서 체류했다. 이 때문에 여섯 번째 확진 환자 발생으로 고양 인근을 위험지역으로 꼽는 의견도 있다. 평택시민인 네 번째 확진자로 인한 2차 감염도 경기도 내 위험 요소다.

이처럼 사태가 급변할 전망인 가운데 방역 당국은 이날도 여러 대책을 의논ㆍ추진했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하는 종합 점검회의에 참석한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확진 환자 관련 정보 공개의 범위 확대 ▲위생 용품(마스크, 손 세정제) 매점매석 행위에 대한 엄중한 조치 등을 정부에 건의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관련 부처에 ‘적극 조치’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남북은 이날 개성 연락사무소에서 ‘연락대표 협의’를 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위험이 완전히 해소될 때까지 사무소 운영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2018년 4·27 판문점선언 합의에 따라 같은 해 9월에 처음 문을 연 개성 연락사무소가 일시적으로나마 가동을 완전히 멈추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중국에서는 이날 무증상 환자가 신종 코로나를 집단 전염시킨 것으로 추정되는 사례가 보도돼 국내 지역사회에서도 우려가 제기된다. 고열과 기침 등 외부로 나타나는 증상이 뚜렷하지 않은 감염자가 주변 사람들에게 ‘우한 폐렴’을 빠른 속도로 전파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승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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