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 커뮤니티] 중국 대신 일본…스멀스멀 늘어나는 여행객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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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친구가 여행사에 근무하는데, 그 사람 말이 중국 가는 게 어려워 조금씩 일본 쪽으로 관광가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하네요."

일본의 일방적인 수출규제로, 우리 국민들이 지난해 여름부터 이어온 '일본 여행 보이콧'이 점차 희미해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로 중국 여행이 어려워지자 다시 일본으로 눈을 돌리는 이들이 하나 둘 늘어나는 탓이다.

3일 오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역겹고, 추하고, 비굴하고, 구역질나는 잡 x들'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는 최근 일본으로 여행을 떠나는 이들이 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글쓴이는 "대마도는 요즘 3만원 할인 쿠폰도 준다더라. 이 시국인데도 몇 푼 싸다고 눈치보며 나가고, 몇 푼 할인해 준다고 일본 자동차 사는 것들이라니.."라며 "예전 같으면 독립군 밀고하고 나라 팔아 먹고도 남을 놈들이다. 간교하고 추잡한..."이라고 적었다.

실제로 이같은 네티즌의 지적은 통계로도 확인할 수 있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이 발표한 방일 외국인 여행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11월까지 일본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은 5개월 연속 전년 동월대비 감소세를 보였다. 감소폭도 커 일본 불매 운동의 여파는 예상보다 컸다. 이 때문에 일본 내에서도 정부의 수출규제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부터 조금씩 회복의 기미가 보이기 시작했다. 10월 19만7000명에서 11월 20만5000명으로 소폭 상승세를 보이더니 12월에는 24만8000명을 기록하며 반등하기 시작했다. 물론, 보이콧 전 매달 5~60만명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반토막난 수준이지만 서서히 회복세를 보인다는 점에서 우려가 제기됐다.

여기에 중국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의 확산으로 일본 여행 증가세는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중국 여행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일본이 적절한 대체 여행지로 떠오른데다 관광객 감소를 만회하기 위해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면서 회복세로 돌아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이같은 회복세가 앞으로도 계속될 거라고 낙관하기란 쉽지 않다. 한일관계가 아직 온전히 회복하지 못했고, 여전히 국내의 반일감정이 거세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분간 단체관광(PKG) 뿐 아니라 개별여행(FIT)객들도 일본행 비행기에 오르는 결정을 내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누리꾼들의 반응은 다소 엇갈린다. "여행에서도 일본만큼은 거르고 싶다" "그냥 베트남을 가세요" "가지 말고! 사지 말고! 뽑지 맙시다" "정말 생각이 없는 인간들..." 등 일본 여행을 비난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그냥 본인이 불매하면 된 거지, 안 한사람 왜구로 몰아넣고..." "개인적인 생각을 타인에게 강요하는 건 안되죠" 등 맹목적인 반일감정을 비판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장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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