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항 '보따리상', 코로나19 확산에 직격탄...‘찜숙자’ 전락

중국 간 여객 운항 잠정 중단… 일부 보따리상들 거처 없이 찜질방 전전

▲ 코로나19 여파로 평택과 중국을 오가는 여객 운송이 잠정 중단된 지난달 29일 평택항국제여객터미널 내 선사 별 매표소가 운영을 중단한 채 굳게 닫혀 있다. 경기일보DB

평택과 중국을 오가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이른바 ‘보따리상’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평택항과 중국 간 여객 운항이 잠정 중단되자 일부 보따리상들이 일정한 거처 없이 찜질방을 전전하며 생활하고 있어서다.

28일 평택시와 ㈔경기도평택항소무역연합회에 따르면 시는 최근 평택항국제여객터미널에서 중국을 오가는 선사의 여객 운항을 다음 달 8일까지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여객 운항 중단은 지난달 평택에서 코로나19 4번 확진자가 발생한 직후 내려진 조치다.

이에 중국과 평택을 오가며 중국 농산물을 국내에 반입해 판매하는 보따리상들도 덩달아 일감이 끊기게 됐다. 일정한 거처 없이 지내는 일부 보따리상들은 이 같은 여파에 정처 없이 떠돌며 평택항 인근 찜질방을 전전하고 있다.

㈔경기도평택항소무역연합회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일부 보따리상들이 찜질방에서 생활하고 있는데, 한 달 가까이 머문 사람도 있다”며 “뱃길이 언제 정상화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일정한 수입이 없는 이들에게 최소한의 생계 지원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연합회 차원에서 보름마다 1인당 15만원의 최저 생계비용을 지원해주고 있는 실정”이라고 부연했다.

연합회는 현재 평택항을 이용하는 보따리상 2천500여명(중국인 포함) 가운데 평택항 인근 찜질방에서 생활하는 보따리상이 100여명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들 보따리상의 상당수는 70세가 넘는 고령의 나이인 것으로 전해졌다.

상황이 이렇자 평택시는 여객 운항이 언제 재개될지 모르는 상황 속에 생계가 어려운 일부 보따리상에 대한 지원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이들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가 없어 당분간 뾰족한 해결책이 나오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평택시 관계자는 “한 달 가까이 여객 운항을 중단하고 있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여객 운항 재개 시점도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로 인해 일부 보따리상이 생계가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들을 지원할 관련 조례와 근거가 없어 대책 마련에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최해영ㆍ정민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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