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코로나 슬기롭게 대처합시다

중국 우한에서 발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병원균에 의해 폐렴이 급격히 확산됐다. 그로부터 50여 일 후인 지난달 초 우리나라는 물론 지구촌 곳곳이 발칵 뒤집혔다. 2월 중순까지 주춤하더니 대구 신천지의 집회로 인해 몇십 배로 확장돼 어린 아이들도 걸리고 더욱 심각한 수준까지 올라가 대학교만 2주간 연기했던 개학기간이 초·중·고등학교까지 1주간 연장됐다. 대구지역에서 확진자로 밝혀진 환자만도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환자보다도 많은 확진자가 발생 그중에서 사망자도 발생 불안이 크게 확산되고 있다.

이럴 때 아이를 돌봐 줄 수 있는 가족이 있는 가구들은 자택에서 아이를 데리고 있으면 되지만 그렇지 않은 부부, 맞벌이로 아이를 돌봐 줄 수 없는 경우는 참으로 어려운 문제이다. 주변의 많은 지인의 경우 육아휴직 및 연차라도 내고 있지만, 이 또한 매일 낼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이러한 시기에 외국인 노동자와 다문화가족은 상대적으로 해외 방문이나 해외 방문객들과의 접촉 빈도가 높고 언어 소통의 문제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의 사각지대에 놓일 위험이 크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불법체류 중인 외국인 노동자의 경우, 강제 출국이나 입국 금지 등을 우려해 자발적 신고나 진료를 회피할 가능성이 커 대책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식당을 운영하는 지인 한 분께서 SNS에 올린 내용을 보면 3년 동안 함께 애써주셨던 주방 이모가 한국에서의 모든 걸 뒤로하고 중국으로 돌아가기로 작심했다고 한다. 코로나19가 불러온 중국 혐오가 원인이다. 식당에서 함께 일하는 친구와 중국어로 대화하는 것 때문에 많이 혼난다고 토로했다.

지난 2018년 12월 경기도 외국인주민현황 통계에 따르면 경기지역 외국인은 60만 3천609명이다. 외국인 대부분은 코로나 사태 발생 전부터 한국에 체류 중이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다시 이야기하자면 감염 우려 등으로 차별받을 이유가 없다는 뜻이다.

물론 감염에 두려움을 느끼는 것은 자연스러운 인간의 본성이지만, 두려움에 사로잡혀 서로 배척하고 경계하는 것은 상황을 해결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한국어가 서툴고 사회적 네트워크가 부족한 이주여성은 차별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다. 피해 사실을 외부로 알리기 쉽지 않아서다. 차별에 대한 피해는 이주여성에게 한정되는 것도 아니다. 결국, 코로나19가 불러온 중국 혐오 불씨가 외국인에게 번지고 있으며 결혼 이주여성과 다문화가정에 대한 차별로 이어질 수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정재헌 ㈔경기다문화사랑연합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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