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 우려에도 주말 예배 강행… 예방수칙 안지킨 교회 619곳

성남 은혜의강 교회 46명 추가 확진, 집단감염 현실로
李 지사, ‘도내 종교집회 전면금지’ 다시 꺼낼지 주목

▲ 지난 8일 성남 은혜의 강 교회 예배에서 교회관계자가 신도들에게 소금물을 입에 분사하고 있다. 경기도에서 교회 cctv 캡처 제공

경기도내 교회 3곳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70명 이상 발생, ‘교회 집단 감염’이 현실로 다가왔다. 이런 가운데 경기도 조사결과 도내 교회 600여 곳이 감염병 예방수칙을 외면한 것으로 나타나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어떠한 조치를 내놓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16일 경기도에 따르면 이날까지 수원 생명샘 교회 10명, 부천 생명수 교회 15명, 성남 은혜의강 교회 46명 등 도내 교회 3곳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해 모두 7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도내 전체에서는 이날 확진자가 31명 추가, 총 확진자는 261명으로 늘어났다.

이처럼 ‘교회 집단 감염’이 도내 주요 감염 경로로 지적되고 있지만 지난 주말 교회 수백 곳이 예방수칙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도와 시ㆍ군은 지난 주말 공무원 3천여 명(2인 1조)을 도내 교회 6천500여 곳에 보내 ‘감염병 예방수칙 준수 여부’를 점검했다. 공무원들이 점검한 예방수칙은 마스크 착용ㆍ발열 확인ㆍ손 소독제 사용ㆍ집회 시 2m거리 유지ㆍ집회 전후 시설 소독 등 5가지다. 이는 이재명 도지사가 지난 11일 경기도기독교총연합회를 비롯한 기독교 관계자들로부터 동의를 얻은 사항이다.

그 결과, 2천635곳이 예배를 강행했고 3천943곳은 영상예배 등의 조치를 취했다. 예배를 진행한 교회 가운데 5가지 예방수칙 중 1가지라도 어긴 곳은 619곳에 달했다. 특히 3개 이상 지키지 않은 교회도 7곳이나 확인됐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중복 포함) ▲발열체크기 미사용 521곳(19.8%) ▲마스크 미착용 138곳(5.3%) ▲손 소독제 미비치 9곳(0.3%) ▲예배 이격 거리 미준수 27곳(1%) ▲소독 미실시 80곳(3%) 등이다.

절반 이상의 교회가 대면 예배 자체를 피하고 있지만 중소 규모 교회 중심으로 취약점이 드러난 것이다. 이날 대규모 확진자가 나온 성남 은혜의강 교회에서는 35평가량의 3층 예배당에서 100여 명이 참석해 ‘밀집 예배’를 진행해 왔다. 특히 교회 관계자들은 소독을 이유로 신도 입에 분무기로 소금물을 뿌린 것이 교회 CCTV를 통해 파악됐다. 이에 교회 목사 K씨는 “사태가 정리되면 목회를 그만둘 생각”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이 때문에 앞서 ‘종교집회 전면금지’ 화두를 꺼낸 바 있는 이재명 지사가 어떠한 대응법을 제시할지 관심이 쏠린다.

이 지사는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종교집회 전면금지 긴급명령을 검토하겠다”고 언급했다가 기독교 단체의 반발로 지난 11일 긴급명령을 조건부 철회한 바 있다. 당시 이 지사는 자발적 방역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개별 시설에 대해 22일께부터 집회를 제한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도는 개별 조치에 따른 종교계 반발도 우려, 신중히 의논 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이희영 경기도 코로나19 긴급대책단 공동단장은 “더 이상 확진자가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위기의식으로 종교 단체의 예배방식 전환 등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승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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