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체 결혼 건수가 8년 연속 감소한 가운데 외국인과 결혼하는 국제결혼은 3년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결혼ㆍ이혼 통계’를 보면 지난해 한국인이 외국인과 결혼한 사례는 2만3천600건으로 1년 전보다 4.2% 늘었다. 전체 결혼 23만 8천200건 중 국제결혼 비중은 9.9%로 전년보다 1.1%p 증가했다.
결혼적령기를 넘긴 늦깎이 총각은 중개업소를 통해 적지 않은 수수료와 경비를 내고 국제결혼을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제결혼을 한 우리나라 남성의 입장에선 아내를 소유의 개념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있다. 결혼 이주여성의 입장으로 보면 경제적으로 어려운 부모ㆍ형제의 짐을 덜고 타국에서 조금이나마 경제적 지원을 해 줄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하게 된다.
사랑으로 이뤄져야 할 결혼이 거래로 시작되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남편과 시어머니의 지지와 사랑을 받고 다문화 가족지원센터나 단체의 한국어 교실이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결혼 이주여성의 경우는 그나마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는 것이다. 언론에서 가끔 보도되는 결혼 이주여성의 무단가출, 이혼, 불륜 등 문제화된 사건들을 보고 자신의 아내를 집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하게 하거나 전화통화마저 감시하고 제한하는 남편들도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다문화가정의 증가는 국가나 사회가 장려하고 반대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 나타나는 사회현상이고, 다른 나라에서 먼저 겪었던 문제들이다.
㈔경기다문화사랑연합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결혼이민자 대상 한국어교육, 다문화가족 대상 의사소통, 관계향상, 배우자ㆍ부부교육, 다문화 이해ㆍ인식교육, 법률 및 인권교육 등 가족 내 역할과 관계증진을 위한 각종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며 자녀를 위해서는 건강지도, 중도입국자녀를 위한 한국어교육 등이 있고 경제활동 지원을 위해 취업 연계활동, 취업 소양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부부ㆍ부모ㆍ자녀 관계의 개선 및 가족갈등 관련 상담을 통해 다문화가족의 내부 스트레스 완화 및 지역 병원들과의 연계를 통한 가족의 건강성 증진을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
건강하게 정착한 다문화가정이 참여하는 봉사활동은 이들의 자긍심 향상을 가져오고 가족 간 자조 모임은 다문화가족 간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하여 우리 사회의 조기 정착을 돕고 있다. 하지만, 다문화가정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력 없이는 좋은 결과나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다문화가정이 행복한 결혼생활과 다복한 가정을 꾸리려면 가족구성원의 결혼이민자에 대한 세심한 배려와 사랑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다문화가정에 대한 시선이 반드시 변화해야 한다. 현재는 부족사회가 아니라 글로벌시대다.
정재헌 ㈔경기다문화사랑연합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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