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문명사의 흥망성쇠를 돌이켜 보면, 문명 또는 국가 간의 충돌, 즉 전쟁으로 인한 파괴와 멸망이 주된 원인과 결과를 초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 무서운 원인으로 인해 역사가 쇠퇴하고 몰락하는 일들이 존재했었다.
예를 들면, 이탈리아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사라진 폼페이나 백두산의 화산폭발로 비롯한 발해의 멸망, 수년 전 지진해일로 현재까지도 고통받는 후쿠시마 등 전통적 전쟁이 아닌 자연재해로 인한 결과가 얼마나 광범위한 큰 피해를 주는지 잘 보여 주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 전쟁, 자연재해를 뛰어넘는 초대형 인류 문명파괴 주체로 바이러스가 빈번히 등장하고 있다. 과거 스페인 독감 사태를 비롯해 사스, 메르스 사태 등 바이러스에 의한 세계적 공포를 겪었지 않았던가. 하물며 현재 지구촌을 최악의 공포로 몰아가는 코로나19 사태는 아직 진행 중이며 언제 끝이 날지, 피해가 얼마나 될지, 그 누구도 그 결과를 속단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불행 중 다행으로, 우리나라는 정부와 지자체의 신속하고 투명한 정보공개와 질병관리본부의 역량, 의료진의 희생, 국민의 사회적 거리두기 동참 등 전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시스템으로 코로나19 극복의 실마리를 조금씩 찾아가고 있다.
하지만, 이에 반해 오늘날 선진국으로 불리던 미국 및 유럽에선 감염 확산 통제 불능으로 의료붕괴가 일어나고 아프리카를 비롯한 일부 국가들의 현재 추이는 걱정을 넘어 상당한 위험성 경고를 준다.
백신이 개발되거나 치료약이 보급 가능한 시간이 해를 넘길 가능성이 있어,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할 것이다. 국민은 사회적 거리두기나 마스크 착용 등을 생활화하면서 더 이상의 바이러스 확산을 최대한 막아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을 주창하는 시대가 도래했음에도 바이러스의 공습에 인류의 대응은 쉽지 않아 보인다. 문명의 발전이 국민의 안전을 담보하진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이번 코로나19 사태 후 주어진 과제 또한 크다. 우리나라는 다양한 계층의 산업구조가 문제해결의 요인이 되었지만, 수익성에 치우쳐 제조업을 포기한 국가들의 현실은 참담하다. 결국, 경제적 공동체로서 지구촌이 가진 국가 간 분업화 구조에 대한 일부 문제점과 지나친 방어본능이 가져온 인간애에 대한 인식의 고찰도 필요할 것이다.
특히, 기존의 수익성에 집착해온 의료기관과 산업에 앞으로 공공성을 얼마나 더 확보하고 투영해야 하는지 인류 공동체에 던져진 숙제가 크다. 이제 선진국의 우선 기준은 경제력에 앞서 국민이 안전한 나라가 아닐까 싶다.
유재석 경기도일자리재단 상임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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