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빡
깜빡
가물
가물
기억이 길을 걷는다
가스불은 켰는지 안 켰는지
약은 먹었는지 안 먹었는지
빨간 신호등 앞에 선 기억
무작정 길을 떠난다
걷고
또 걷고
하루 종일 걸어도 제 자리 걸음
노선 없는 초행길에 흐르는 까만 시간
퉁퉁 부은 발자국마다 새겨놓은
선홍빛 글씨
외.출.금.지
정정임
충남 아산출생. 계간 <문파>로 등단. 동남문학회 회장. 한국문예협회 홍보이사. 수원문인협회 사무차장. 문파문인협회 회원. 동남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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