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큰 호칭의 변화 ‘간호사 선생님’

‘아가씨·언니·저기요’로 도움 요청
의사선생님처럼 당연하지 않게 생각
간호사 인식개선에 함께 동참해야

▲ 간호사 국가고시에 합격한 경인여대 간호학과 학생들이 선서를 하고 있다.  경기일보DB
▲ 간호사 국가고시에 합격한 경인여대 간호학과 학생들이 선서를 하고 있다. 경기일보DB

우리는 외상적으로 다치거나 질병에 걸리거나, 병문안 갈 때 병원에 방문한다. 병원에는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인들이 있고 각자의 전공을 살린 전문인들이 있다. 이중 병원에서 의사의 진료를 돕고 환자의 상태를 점검·기록하고 간호기술로 환자에게 적합한 치료를 하는 간호사는 환자의 건강을 증진시켜주거나 환자의 상태를 가족들에게 설명해주는 과정에서 ‘간호사’라는 전문적 용어가 아닌 우리가 정한 명칭으로 듣는 일이 종종 있다. 예를 들면 “아가씨 이것 좀 해주세요”, “언니 이거 도와주세요”, “저기요 이거 언제 되나요?” 등 아가씨, 언니, 저기요 라고 간호사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우리가 정한 호칭을 듣는 간호사는 기분이 나쁘거나 정체성 혼란을 겪어 간호사들은 서로에게 ‘간호사 선생님’이라고 호칭을 부른다고 한다.

이뿐만 아니라 환자 진료와 상관없이 개인적인 일로 간호사에게 부탁하는 일도 많다. 환자 상태가 위급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간호사 호출 벨을 눌러 TV 채널을 바꿔 달라거나 리모컨, 손톱깎이를 가져달라거나 심할 경우 담배 심부름도 시키는 경우가 있다.

간호사는 환자의 보호자가 아닌 환자의 건강 증진과 유지하기 위해 발로 뛰어다니는 법적 의료인이다. 의사한테 의사 선생님이라고 부르듯이 간호사에게 간호사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이 당연한 일이 당연하지 않은 쪽으로 향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들로 인해 배우 김태희, 유튜버 새벽, 뷰티크리에이터 쏭냥 등 유명인들이 간호사가 더 나은 환경에서 환자를 간호할 수 있도록 ‘간호사 인식개선 캠페인’에 참여했다. 유명인들이 참여했다고 해서 어렵고 거창한 캠페인이 아닌 너도, 나도, 우리 모두 참여할 수 있는 캠페인이다.

이 같은 캠페인뿐만 아니라 병원에 방문했을 때 ‘간호사’라고 불러주는 것. 이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자 다른 사람에게 본보기가 될 것이다. 간호사 인식개선을 위해 지금부터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 작지만 큰 호칭의 변화. 현장에서 일하는 간호사들에게는 매우 큰 힘이 될 것이다.

의정부 호원고 김예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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