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부부의 날 등 각종 기념일이 많은 가정의 달 5월. 올해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경기지역에서 가정의 달 기념 각종 기념행사가 잇따라 취소되면서 비교적 조용한 분위기다. 특히 코로나19발(發) 언택트(un-tact) 문화 확산으로 풍속도가 변하는 모양새다. 어버이날을 맞은 자식들은 요양시설이나 요양병원에 방문하기보다는 전화나 영상 통화를 통해 부모님의 안부를 물었다. 또 사상 초유의 개학 연기 및 온라인 개학으로 사제 간 아직 새학기 대면 인사도 나누지 못한 채 스승의 날을 맞았다. 어떤 학교는 지난 15일 스승의 날을 기념해 학생들이 한 번도 입어보지 못한 새 교복을 꺼내 입고 화상으로 선생님에게 메시지 카드를 보내며 ‘스승의 은혜’를 함께 부르는 온라인 스승의 날 기념식을 개최하기도 했다. 그야말로 참으로 기가 막힌 5월이다. 유달리 쓸쓸하기만 한 올해 스승의 날. 서로 만날 수 있는 유일한 창구는 컴퓨터 모니터뿐인 선생님들과 학생들은 곧 다가올 등교 수업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가정의 달을 맞아 나름 슬기로운 5월을 보내고 있는 학교현장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수원 삼일상고, 아주 특별한 스승의 날
졸업생 9인 ‘분홍색 커피차’ 깜짝 선물
5월15일 스승의 날 비내리는 아침 8시, 수원 삼일상업고등학교(교장 김재철)에는 봄 기운을 가득 담은 화사한 분홍색 커피차 한 대가 도착했다. 정체불명의 분홍색 차는 IBK기업은행에 취업한 다수의 선후배 졸업생들이 코로나19로 인해 학교에 방문을 하지 못해 아쉬운 마음과 함께 감사한 마음을 따뜻한 커피차로 전한 것.
2012년 2월에 졸업한 변한솔을 비롯한, 박고은(2013년), 유아현, 황상하(2015년), 남민우, 양선호(2016년), 박현정, 이경민, 정대의(2018년) 등 총 9명의 졸업생이 준비한 감동의 선물이다.
전체 교직원이 모두 커피차 앞에서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스승의 날을 잊지 않고 선물을 보내준 졸업생들의 마음에 진한 감동을 느꼈다. 학생들을 만나지 못하고 원격수업으로 인해 지쳤던 선생님들이 졸업생들의 응원을 받아 다시 현재의 제자들에게 사랑을 전해주러 기쁜 마음으로 컴퓨터 앞에 앉았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적막하고 삭막했던 학교 분위기가 한순간 아름답게 꽃피었다.
졸업생 변한솔씨는 “일찍 사회에 나와 좋은 곳에 취업해 직장인으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게 도와주신 선생님들께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며 “평생동안 마음에 스승의 은혜를 간직하고 감사함을 표현하고 싶으며, 이번 스승의 날에는 커피차로라도 마음을 전할 수 있어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박병우 교사는 “해마다 수많은 졸업생들이 학교로 찾아와 선생님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했었는데,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학생들을 못 보게 돼 내심 아쉬웠는데 이렇게 잊지 않고 따뜻한 마음을 전해주는 졸업생들이 있어 선생님들 모두 큰 행복감을 느끼고 있다”며 감동의 마음을 전했다.
한편, 삼일상고는 학과개편 및 고교학점제 기반의 학과재구조화 사업을 통해 ERP스마트경영과, 플랫폼비즈니스경영과, IT메이커스경영과(2021년 신설 예정), 외식경영과를 신설했으며 과감한 시설투자와 교사 연수 등을 통해 학교의 학생 진로 지원 역량을 대폭 확대했다. 지난 10년간 금융감독원 4명을 비롯해 2천100여명의 학생들이 공공기관, 금융기관, 대기업, 중견 기업 등 수많은 취업 성과를 보여주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김기남(수원 삼일상고 교감)
안양중 특수학급 ‘덕분에 챌린지’ 화제
학생들 만날 진짜 봄날을 기다리며
가정의 달을 맞아 가정에서 온라인 수업을 듣고 있는 우리 학생들을 만나러 갔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처음해 보는 가정에서의 온라인 수업이 어렵고 혼란스러웠겠지만 조금 더 도움이 필요한 우리 특수학급 학생들은 더욱 애를 쓰고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아침 9시, 잊지 않고 출석체크, 온라인 수업듣기, 과제 제출하기를 하루도 빠짐없이 열심히 하고 있는 아이들을 만나고 싶었다. 보고 싶었다.
학교에서 알려오는 수많은 절차에 맞춰 가정에서 지도해 주시느라 애쓰시는 학부모님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
모두 애쓰고 노력하는 요즘. 서로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달하고자 ‘덕분에 챌린지’에 동참했다. 한참만에 만난 우리 아이들은 부쩍 성장해 있었다. 오랜만에 만나 어색함도 잠시 맴돌았다. “이제 학교 가고 싶어요”, “학교에 가면 더 열심히 할거예요”, “학교가 더 재밌어요”, “선생님, 보고 싶었어요”라고 이야기할 때는 뭉클함과 함께 무한 책임이 느껴졌고, 철저한 준비로 우리 아이들 맞이할 준비를 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꾸러미 안에 들어 있던 ‘가정의 달 맞이 카네이션 블록’을 완성했다면서 사진 찍어 보낸 아이, 부모님께 어버이날 드리겠다며 한껏 들떠 있었다.
형제자매와 간식 꾸러미를 나눠 먹으며 너무나 즐거워한다는 이야기를 전해주신 학부모님. 누구보다도 애쓰고 계시면서도 학교에서 선생님들의 노고를 알겠다며 두 손 꼭 잡아 주시던 학부모님.
우리는 이제 큰 산을 넘고 있다. 이 험한 산을 넘어 다시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밥 먹고, 함께 배우고, 함께 뛰노는 그 날. 일상으로 돌아가는 그날이 학교는 진짜 봄날이다. 사람이 사람 속에서 삶을 배우는 곳, 학교. 그곳에서 우리 학생들을 만날 진짜 봄날을 기다려본다. 권정아(안양중 특수교사)
코로나 장기화로 황금연휴 ‘보복 소비’ 폭발
경각심 유지하며 소비생활 임해야
코로나19가 중국 우한에서 최초로 발생해 순식간에 전 세계적으로 대유행 하는 팬데믹현상이 발생했다. 나라마다 사회적 거리두기, 도시 폐쇄, 외출 자제, 마스크 착용, 손 씻기 등 예방 차원에서 많은 제재를 두면서 사람들도 바깥 활동을 꺼리며 집안에서의 생활을 하게 됐다. 처음에는 코로나19가 금방 종식되길 바라는 마음에 국민은 외출 자제에 적극 동참했다. 일명 ‘집 콕’ 기간이 길어지면서 반복되는 일상에 지쳐가는 사람들도 많아지면서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그러면서 집안에서의 답답한 마음에 온라인 쇼핑을 하며 소비 욕구를 없애고 있는 듯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감소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또한 생활 속 거리 두기로 변경되려고 할 때쯤 4월30일부터 5월5일까지 엿새 동안의 황금연휴가 시작됐다. 이 기간만 기다렸다는 듯이 사람들은 쇼핑에 나서면서 백화점 수익은 최고 13%, 복합 매장은 41%나 증가했다고 한다.
특히 교외형 복합 매장은 더욱더 사람들이 모이면서 따뜻한 날씨에 맞춰 야외용품 판매량이 대단했다고 한다. 한편, 국외로 나가지 못하는 대신 제주도 여행을 계획한 사람들이 대폭 증가함에 따라 비행기 국내선 수요는 60% 증가했고, 제주 지역 숙박 투숙률이 80%대를 기록했다고 한다. 이런 소비 현상을 두고 ‘보복 소비’라는 단어까지 생겨났다. 보복 소비란 외부 요인에 의해 억눌렸던 소비가 한꺼번에 분출되는 현상으로 2020년 코로나19 확산으로 급감한 소비가 전염병 확산이 누그러짐에 따라 소비 폭발로 이어져 나타나는 현상이다.
보복 소비 현상은 편의점에서도 나타났다. 관광지, 공원 인근 매장 매출이 뛰어났는데 그 중 한강공원 편의점 매출은 작년 동기와 비교했을 때보다 99.9%나 증가했고 제주도는 23.1%나 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내수 경기 활성을 위해서 소비 현상은 예전처럼 이뤄지는 것이 맞다. 단 아직 코로나19가 종식된 것이 아니고 백신도 개발이 안 됐기에 국민은 경각심을 유지하면서 소비 생활에 임해야 할 것이다. 정부에서 권고한 코로나19 예방 사항인 생활 속 거리 두기, 손 씻기, 기침 예절 지키기, 눈 코 입 만지지 않기, 마스크 쓰기 등 잘 따라야 하는 것이 우선이다.
치료제가 개발되고 확진자 수가 또다시 많이 발생하지 않을 때까지 예방수칙을 잘 지킨다면 더이상의 팬데믹 같은 현상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모든 국민이 서로 조심하고 조심해서 이 어려운 시기를 잘 극복하면 보복소비 현상이 아닌 예전처럼 일상적인 생활을 하는 날이 곧 올 것이 틀림없다.
오영원(수원 화홍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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