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종종 점자 없는 엘리베이터, 승강기 없이 계단뿐인 건물들을 마주한다. 비장애인의 경우 사소하다 느끼는 부분이지만 장애인들은 많은 불편함을 느낄 것이다. 생각하다 보니 나는 한 번도 특수학교를 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우리 사회에서는 아직도 많은 차별이 존재하고 있다.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도 당연히 예외가 아니다. 심지어는 장애인들에 대한 차별이 도를 넘어 그들의 기본권인 교육권마저 침해하기도 한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초ㆍ중ㆍ고등학교 수 대비 현저히 적은 특수학교 수다.
‘2017 간추린 교육통계’에 따르면 초등학교 6천40교, 중학교 3천213교, 고등학교 2천360교, 특수학교 173교로 집계돼 특수학교는 일반 학교에 비해 턱없이 부족함을 알 수 있다. 즉 많은 장애학생은 어쩔 수 없이 특수학교 진학을 원함에도 장애학생에게 맞춰져 있지 않은 일반 학교에 진학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국가인권위원회의 2014년 ‘통합교육 현장의 장애 학생 인권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통합교육을 하는 전국 초ㆍ중ㆍ고등학교 관계자 1천600여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59%가 장애학생이 언어폭력이나 괴롭힘 등 인권침해를 당하는 것을 봤다고 답했다. 장애학생 대부분이 일반 학교에 진학 시 언어폭력이나 괴롭힘을 겪는 것이다.
이 같은 문제가 눈에 보임에도 불구하고 왜 특수학교는 늘어나지 않을까? 그 대표적인 이유는 바로 ‘님비현상’이라 생각한다. 대부분 지역주민은 특수학교가 설립되는 것을 여러 이유를 들어 반대한다. 장애인의 편견과 혐오 때문에 특수학교는 선호시설인 일반 학교와 달리 기피 시설로 여겨지고, 결국 지역 편의시설을 짓는 대가로 지역주민과 합의해 특수학교를 짓는 경우도 생겼다. 하지만 특수학교를 짓기 위해 대가를 지불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특수학교는 당연히 대가를 받고 건립해야 하는 건물로 우리의 인식에 자리매김할 것이며 이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혐오를 심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장애인에 대해 공감하면 단순히 남의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게 될 것이며 관심으로 이어질 것이다. 또 장애인들이 겪는 불편함, 차별 등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혐오를 버리고 배려와 공감의 태도를 지닌다면 장애인의 교육권 보장뿐 아니라 모두가 더불어 살아가는 아름다운 세상이 열릴 것이라 꿈꿔 본다.
평택 라온고 차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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